“노방전도 너무해” 맘카페가 뿔났다

손동준 2023. 12.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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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북부 지역의 한 맘카페가 발칵 뒤집혔다.

해당 글에는 지역의 한 교회 교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붙잡고 전도하는 모습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었다.

한정된 지역사회 안에서 다수의 교회가 동시에 전도에 나서다 보니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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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신도시 전도 사회학] (상) 아파트 전도의 현실
지난 9일 경기도 한 지역의 온라인 맘카페에 게시된 노방전도 등에 대한 비판 글. 해당 맘카페 캡처


최근 경기 북부 지역의 한 맘카페가 발칵 뒤집혔다. 길 위에서 행해지는 노방전도와 가가호호 방문하는 축호전도 때문이다.

지난 9일 인터넷 맘카페 게시판에는 ‘전도 진짜 너무 심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지역의 한 교회 교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붙잡고 전도하는 모습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었다. 글쓴이는 “교인들이 ‘주말에 뭐하냐 어디에 사냐’ 등 아이들에게 집요하게 물어보더라. 판단력 없는 아이들한테 해선 안 될 행동”이라며 “교회에 악감정이 없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적었다.

댓글 반응도 비슷한 경험담이 이어졌다. “집으로 초인종을 누르고 성경 말씀을 전한다고 하고 아이에게도 간증 책 같은 것을 나눠주는데 부담스럽다” “○○○교회인가요. 저희 아이도 놀이터만 가면 늘 전도하는 할머니들 때문에 불편하다고 한다” “성당에 다닌다고 해도 자기네 교회로 나오라고 하더라” 등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심지어 “미성년자 약취유인으로 경찰에 신고하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기도 용인 남양주 김포 등 신도시의 경우 입주민과 함께 들어선 지역교회들의 전도 행태가 입방아에 오르내린 사례가 적지 않다. 한정된 지역사회 안에서 다수의 교회가 동시에 전도에 나서다 보니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복음 제시보다 자칫 ‘내 교회로 모시기’로 전락할 여지가 있다.

이 문제가 최근 다시 불거진 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전도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팬데믹 기간 교회 이미지가 악화한 것과 맞물려 전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짙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타 지역에서 신도시로 이전해 온 교회라면 교회 주변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민원에 둔감해지기 쉽다. 한국교회생태연구네트워크 한경균 대표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정서에 무관하게 물의를 일으키는 방식을 고수하다 보면 교회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신도시 지역 교회들이 당면한 현실적인 상황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팬데믹 기간 경제 주체인 3040 교인들이 적지 않게 교회를 빠져나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은 교회는 치솟은 금리 때문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신도시 거주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3040세대의 개인주의적 특성을 읽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가가호호 방문해 복음을 전하는 경우, 마을의 개념이 살아 있을 때는 유용한 전도 방식으로 통했다. 마을 구성원이 서로 관계를 맺고 얼굴을 알던 시절,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다 안다’고 하던 때에는 이런 방식이 크게 예의를 벗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일각에서는 SNS 특성상 맘카페에서 오르내리는 의견 표출 방식을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집단이기주의적인 경향이 종교 관련 이슈에서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 전도는 달라져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김선일 웨신대(전도학) 교수는 “내가 할 말이 있으니 무조건 들으라는 식의 접근은 현대사회에서 예의가 아니다”며 “요즘은 학교폭력 문제로 아동과 청소년 인권이 민감한 시대다. 아이들에 대한 접근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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