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마라의 스톡홀름 여정
꽃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스칸디나비아의 대표 여름 축제 ‘미드소마’. 일곱 가지 야생화를 수집하는 이벤트는 멋진 전통 중 하나이며, ‘야생화를 발견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베개 밑에 꽃잎을 두고 자면 미래의 연인을 꿈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동화 같은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이 로맨틱한 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6월, 막스마라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으로 여행을 떠났다.
지난 6월 11일 건축가 랑나르 외스트베리(Ragnar O¨stberg)가 디자인한 낭만주의 건축양식의 대명사이자 스웨덴의 랜드마크인 스톡홀름 시청에서 2024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인 것. 왜 스톡홀름일까? 한 매체는 ‘패션 민주화’와 ‘일하는 여성의 해방’처럼 “막스마라에서는 부인할 수 없는 스칸디나비아 감성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사적인 자연경관과 신비롭고 동화 같은 전통, 특유의 북유럽 디자인과 ‘힙’한 도시 이미지가 막스마라의 정신과 묘하게 닮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컬렉션은 미드소마의 전통적인 셉템 플로레스(Septem Flores)를 표현하며 세심하게 기록된 식물 수채화에서 영감받아 꽃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 스칸디나비아의 유명 여성 문학가를 떠올리게 했다.
억압적인 부르주아적 압박에 대응하는 작품에서 여성의 자아와 독립된 정체성을 찾는 인물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극작가 헨리크 입센, 여성과 성역할에 대한 진보적 견해로 사회 변화를 주장한 여성 최초의 노벨상 작가 셀마 라겔뢰프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몽환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밤을 위한 실루엣과 패턴을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1900년대 실루엣을 빌려와 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인 것이다.
도시적인 요소에 민속 모티프를 더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튜닉과 폼폰 · 태슬 · 에스닉한 패턴 등이 눈에 띄고, 민속 모티프의 스타일에서는 불필요한 디테일을 덜어내고 모던함이 느껴지는 그래픽적 요소를 더해 동시대적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여기에 담백한 야생화 프린트까지! 막스마라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동화 같은 낭만의 페스티벌 미드소마와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컨템퍼러리 라이프스타일, 낭만주의 건축양식 그리고 언제나 심도 있게 담아낸 여성들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다. 이를 반영하듯 리조트 쇼에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 문가영을 비롯해 데미 무어, 릴리 콜린스 등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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