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2023년 중국 정치의 나비효과
격동의 한 해가 저문다. 시진핑(習近平) 3연임 첫해 미·중 쟁패는 치열했다. 정찰 풍선으로 시작해 파이롤리 회담으로 마무리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6일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의 7월말 사망설을 기자 이름 없이 보도했다. 올해 중국 정치를 시간 축으로 되돌아보면 미·중·러 오버랩이 보인다. 나비의 날갯짓이 중국 정치에 태풍을 일으켰다.
시작은 6월 23일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쿠데타였다. 이틀 뒤인 25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 외교부 차관이 베이징에 왔다. 그와 만남을 끝으로 친강은 사라졌다. 폴리티코는 루덴코가 시 주석 측에 친강, 로켓군 지휘부와 미 정보기관의 접촉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친강이 사라진 7월 10일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람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을 베이징에서 접견했다. 7월 25일 친강은 외교부장직에서 해임됐다. 같은 날 크렘린 궁은 10월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푸틴 대통령의 참석을 발표했다.
8월 리상푸(李尚福) 국방장관의 낙마는 프리고진의 사망과 겹친다. 8월 22일 시 주석은 남아공 브릭스(BRICS) 정상회담 부대 행사인 비즈니스 포럼에 불참한다. 상무부장이 연설을 대독했다. 23일 프리고진의 여객기가 모스크바 이륙 직후 추락했다. 24일 밤 시 주석은 귀국길에 오른다. 26일 돌연 변경인 우루무치에 착륙했다. 31일 베이징에서 정치국회의를 주재할 때까지 닷새간 일정은 없었다.
당시 27일부터 30일까지 지나 러먼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중이었다. 29일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났다. 리상푸는 이날 사라졌다.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 기조연설이 마지막 행사였다.
홍콩 명보는 리상푸·친강의 국무위원 해임 다음 날인 10월 25일 러시아산 무기 구매를 빌미로 미국의 제재를 받은 리상푸가 미국이 제공한 부패 단서로 낙마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의 귀띔이 미국에 가까운 친강을, 러시아에 가까운 리상푸는 미국이 떨군 아이러니를 주장했다. 리상푸는 국방부장 임기 6개월 동안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다.
지난해 러시아통 러위청(樂玉成) 외교부부장의 좌천, 로켓맨 친강의 승진과 낙마, 리상푸의 하차 배후에 친미·친러 노선 투쟁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다. 내년 언젠가 열릴 중국공산당 20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리적 해명을 기대한다. 중국이 스탈린 시대에 비유되는 비난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다.
신경진 베이징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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