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리인하론 “빠르게 치고 빠져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내릴지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보수적인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고 있지만 시장은 내년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의 첫발을 뗄 시기로 스위스계 투자은행(IB) UBS는 내년 3월을, 미국계 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6월을 점찍었다.
금리 전망이 엇갈리면서 상당수 투자자는 주식이나 채권 대신 안전 자산을 택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68조7370억원으로 전월 말(855조9740억원) 대비 12조7630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9월 한 달을 제외하고 매달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여윳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방망이를 짧게 쥐고 단타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기준금리 유지와 인하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섣불리 베팅하지 말라는 얘기다.
단타 투자로는 만기 6개월이나 1년짜리 예금이 제격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은 연 3.9~3.95%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은행권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전북은행 ‘JB123 정기 예금’(연 4.37%)과 Sh수협은행 ‘Sh 첫 만남 우대 예금’(4.35%)이 연 4% 금리를 제공한다.
예금에 여윳돈을 맡기려는 투자자는 서둘러야 한다. 은행권이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 3%대 후반인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4%대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지나친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 신호를 보낸 데다 은행채 규제가 완화하는 등 자금 조달 통로가 다양해져 높은 예금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파킹 통장도 좋은 투자처다. 수시 입출금식 예금을 가리키는 파킹 통장은 금리가 내리면 곧바로 인출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오르면 정기 예금으로 바꿔 가입할 수 있어 재테크족에게 사랑받고 있다.
저축은행권에서는 금리 연 4% 안팎의 파킹 통장을 찾아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이달 초 최고 연 7% 금리를 주는 파킹 통장 ‘OK 페이 통장’을 출시했다. 50만원 이하 예치금에 연 4% 기본 금리를 주는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페이코 간편 결제 4사 중 한 곳에 OK 페이 통장을 결제·충전 계좌로 등록하면 3% 우대 금리를 얹어 준다. 예치금이 50만원을 초과하면 기본 금리가 0.5%로 내려가 규모가 큰 자금을 묶어두기에는 불리하다.
2000만원까지는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 자유 예금’에 넣어두면 된다. 연 3.6%였던 기본 금리가 최근 3.9%로 0.3% 포인트 인상됐다. 여기에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고 ‘애큐온 멤버십 플러스’ 서비스에 가입하면 우대 금리 연 0.2% 포인트를 받아 최고 4.1%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금액은 1억원까지 연 3.5% 금리를 주는 신한저축은행을 이용하면 된다.
증권가에서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높여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히 예수금을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RP형 CMA’가 주력 상품이다. 메리츠증권이 내놓은 온라인 전용 CMA ‘슈퍼 365’는 최근 예탁 자산이 2200억원을 돌파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근 신규 개설된 계좌 10개 중 9개 이상이 슈퍼 365일 정도다. 슈퍼 365에 1만원(미화는 500달러) 이상 돈을 넣으면 원 기준 연 3.15%, 달러는 4.45% 금리가 일 복리로 적용된 이자가 매 영업일 지급된다.
하나증권은 연 7% 금리를 내걸었다. 하나증권 ‘하나를 만나면 CMA’는 최초 가입일로부터 3개월간 1인당 300만원에 한해 연 7% 금리를 준다. 300만원을 3개월 예치하면 세전 이자로 5만2500원을 받을 수 있다. 연 4.4%인 은행권 예금 상품에 같은 금액을 예치했을 때 1년 뒤 받는 세전 이자가 13만2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로 소액 여윳돈을 굴리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단 이 상품은 하나증권에 계좌가 없는 신규 고객이거나 오랜 기간 잔액이 없는 휴면 고객만 가입할 수 있다. 또 3개월 이후에는 금리가 연 3.15%로 내려간다.
기준금리 인하를 대비해 채권 관련 상품을 매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전략이다.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채권 수익률이 가장 높을 때 투자하는 것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히어로즈 25-09 미국 채권(AA- 이상)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2025년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제 신용 등급 ‘AA-’ 이상인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을 키웠는데 만기 수익률도 5.18%(지난달 19일 기준)로 비교적 높다. 만기가 같은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은 4%대 후반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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