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이어 해외 부동산도 불완전판매 논란…성난 투자 민심 들끓자 금융당국도 촉각 [재계 TALK TALK]
미래에셋증권이 뼈아프게 손절했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맵스 9-2)’ 펀드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1~2년간 만기가 몰린 해외 부동산 펀드에서 투자자·금융사 간 분쟁이 잦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금융당국도 ‘투자 민심’이 들끓는 상황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맵스 9-2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 사안은 금융사 자율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분쟁조정국으로 이관됐다. 이 펀드의 기초자산은 미국 댈러스 오피스 빌딩(스테이트팜)이다. 미래에셋은 당시 매입가 가운데 3000억원 정도를 개인을 대상으로 한 맵스9-2호로 조달했다. 설정 당시 9786억원을 투자(당시 환율로 약 8억4362만달러)해 5억8000만달러(약 7879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달러 기준 약 30%, 원화 기준 20% 손실을 봤다.
펀드 투자자 증언과 전언을 종합하면, 한 투자자는 일가족 4명이 7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37억원 정도를 손실 봤다. 또 다른 80대 투자자는 지난해 펀드 만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 PB로부터 맵스9-2를 추천받고 가입했다가 배당금도 한 푼 못 받고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산인 댈러스 시티라인 오피스는 미국 1위 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이 100%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공실률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미래에셋 측이 우량 물건을 서둘러 매각한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미래에셋은 수수료 수십억원을 챙긴 반면 개인 투자자만 손실을 봤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이 금리 급등을 이유로 투자자산을 서둘러 매각했음에도 정작 투자자들에게는 금리 전망에 대한 고지가 적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대목을 문제 삼고 있다. 미래에셋 측이 2016년 8월 펀드 모집 당시 발행한 투자설명서는 물론, 올 9월 투자설명서에도 “7년 만기 기준 3.75%(고정) 이내에서 협의될 것으로 예상됨”이라고 동일한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에셋 측은 “공모펀드 설정 3개월 후 시장에서 수익증권 형태로 매매가 가능했던 만큼 PB 권유로 산 것인지, 개인이 직접 MTS 등으로 매수한 것인지 일일이 확인이 어렵다”며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 등을 합하면 투자자 모두가 원금 손실을 본 것도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8호 (2023.12.13~2023.12.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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