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영화를 찍는 초보 감독을 위한 지침서', 필람 후 잊지 말 것 [D:쇼트시네마(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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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영화과 학생인 감독(현수현 분)은 퀴어 영화 연출에 나섰다.
팀을 꾸려 촬영을 하려는 찰나, 할머니가 통제한 거리를 뚫고 감독에게 다가와 무슨 영화를 찍고 있냐고 묻는다.
'퀴어영화를 찍는 초보 감독을 위한 지침서'라고 타깃을 확실하게 제목에 지칭하고 있지만 사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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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영화과 학생인 감독(현수현 분)은 퀴어 영화 연출에 나섰다. 팀을 꾸려 촬영을 하려는 찰나, 할머니가 통제한 거리를 뚫고 감독에게 다가와 무슨 영화를 찍고 있냐고 묻는다. 감독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말문이 콱 막혀버렸다. 결국 "그냥 사랑하는 영화"라고 얼버무린다.
할머니는 배우들을 한 번 보더니 유명하지 않아 실망한 기색이다. 감독의 등 뒤로 "주인공들은 아닌가 보네?"라는 매정한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촬영 중에도 계속 아까의 상황과 함께 할머니의 말이 떠나가질 않아 괴롭다.
잠시 쉬는 사이, 이번에는 어린 아이가 감독에게 다가와 촬영이 신기한지 이것저것 묻는다. 하지만 이번에도 감독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가 엄마의 부름에 자리를 뜨자 감독은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낸다. 바로 영화를 찍기 전 자신에게 썼던 다짐이자 응원이다.
첫째, 너무 긴장하지 말 것, 둘째 변수가 생겨도 당황하지 말 것, 셋째 기죽지 말 것, 마지막으로 처음 시나리오를 썼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잊지 말 것. 촬영할 때만큼 잊지 않기 위해 써놓은 말들로, 다른 사람의 격려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순간이다.
단편, 독립 영화는 주로 대중성보다는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이야기를 다루려는 경향이 있다. 자본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감독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험적으로 꺼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다양한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포함한 사회의 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이 때 신인 감독이 만날 수 있는 작은 흔들림부터 장애물을 만나도 쭉 뻗어나가길 바라는 자신을 스스로 독려하는 모습은, 차유아, 박찬아 메가폰의 실제 경험담이자,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퀴어영화를 찍는 초보 감독을 위한 지침서'라고 타깃을 확실하게 제목에 지칭하고 있지만 사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보편적이다. 자신의 꿈이 명확하지 않거나,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때, 사회에 첫 진출할 때 등이 세상 모든 초보들에게 모두 해당하는 사안이다. 귀엽고 재치 있는 기지를 가져가면서 공감대를 확장한 연출이 흥미롭다. 이 같은 매력이 단편 영화를 계속 찾아보기 만든다. 러닝타임 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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