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대패 뮌헨' 감독이 대놓고 수비진 질책…고참의 뼈아픈 자책 "나부터 책임진다"

권동환 기자 2023. 12. 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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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이자 부주장 토마스 뮐러가 5실점 책임이 없음에도 동료들을 위해 대신 인터뷰에 나섰다.

뮌헨은 9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3실점을 내준 끝에 1-5로 크게 패했다.

지난 2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려야 할 13라운드 우니온 베를린과의 홈경기가 폭설로 인해 연기된 후 뮌헨은 약 9일 만에 경기를 가졌다. 지난달 30일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 뮌헨 선수들은 시즌 중 처음으로 긴 휴식기를 보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왔기에 뮌헨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날 뮌헨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지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과 뮌헨 핵심 센터백 김민재도 선발 출장한 가운데 뮌헨은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전반 12분 크로스를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고 오마르 마르무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김민재도 실수를 허용했고 이것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전반 30분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김민재가 차단하러 달려갔다. 김민재는 상대 안스가르 크나우프와의 경합에서 밀렸다. 크나우프는 에릭 디나 에빔베에게 연결했고 에빔베는 박스 안으로 전진하며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뮌헨의 실수는 전반 35분 휴고 라르손의 세 번째 골로 이어지며 자멸했다. 뮌헨의 이번 시즌 리그 첫 3실점 경기가 됐다. 뮌헨은 전반 44분 요슈아 키미히가 사네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만회 골을 넣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 초반 뮌헨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프랑크푸르트의 골망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5분 역습을 허용했고 에빔베에게 멀티 골을 허용하며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우파메카노가 전진한 상황에서 패스 미스를 허용하자 뒷공간이 크게 뚫리고 말았다. 이후 후반 15분 프랑크푸르트는 다시 크나우프의 다섯 번째 골이 터지면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뮌헨은 10승 2무 1패, 승점 32로 2위를 유지하며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35) 추격에 실패했다. 대승을 따낸 프랑크푸르트는 5승 6무 3패, 승점 18로 7위를 지켰다.

참패였기에 뮌헨 선수들 모두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5실점을 허용한 수비진들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를 포함해 우파메카노, 마즈라위, 알폰소 데이비스까지 이날 선발로 나선 수비진 4명 모두한테 줄 수 있는 평점 중 가장 낮은 점수인 6점을 줬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수비진한테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5골을 실점했다. 기대 득점은 1.5골에 불과했다. 우리는 잘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수단의 태도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투헬 감독은 "우리는 오늘 많이 이야기할 게 없다. 물론 나는 이야기 할 게 많다. 일주일간 훈련하고 이런 경기를 한다면 이야기해야 한다. 좋은 훈련 주간을 보냈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왜 우리가 이런 경기를 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우리는 원정 경기를 와서 이기려는 의지, 독함이 없었다"라고 선수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또 "실수 없이 5실점은 불가능하다. 오늘 그것이 일어났다. 우린 처참히 무너졌다"라며 "오늘 팀 경기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나도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선수단과 이 경기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이고 다음 경기를 위해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투헬 감독이 수비진의 실수와 정신 상태를 지적한 가운데 뮌헨 레전드 뮐러가 팀의 부주장으로서 참패에 대해 설명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뮐러는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왔고, 포지션이 공격수이기에 대량 실점에 대한 책임이 없었다.

그러나 뮐러는 팀의 일원이자 부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빌트에 따르면, 뮌헨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 없이 곧바로 버스로 이동했지만, 유일하게 뮐러만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뮌헨 소식을 전하는 '바이에른 & 독일'에 따르면, 인터뷰에서 '5골을 내준 것과 아무 상관이 없지만 항상 설명해야 되는 점에서 짜증 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뮐러는 "전혀 아니다. 이게 직업의 일부이다"라고 말했다.

뮐러는 "결과가 어떻든 이런 질문은 지난 15년 동안 받아왔다. 우리 모두 우리의 직업을 사랑하고 이는 그 일부이다"라며 "물론 우린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프로 의식을 보여줬다.

이어 "인터뷰에 관해선 마누엘 노이어와 함께 내가 뮌헨에서 가장 경험이 많다. 그래서 내가 계속 나서는 것"이라며 "만약 이 자리에 19살짜리 소년들이 서 있다면 이는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 올라가는 것처럼 현명하지 않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참사를 당하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린 선수들을 대신해 앞장서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 뮐러의 태도는 그의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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