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혹한기에 200억 투자유치? ... 뭐 하는 ‘금융 스타트업’?[내일은 유니콘]

최근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금액이다. 투자 혹한기에 200억원대 금액은 적잖다. 게다가 보수적인 금융 분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화제의 스타트업은 ‘해빗팩토리’. 회사 측은 종전 투자사 KB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후속 투자 외 뮤렉스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합해 누적 투자유치 금액만 344억원에 달한다.
창업자는 메리츠화재 출신 이동익 공동대표. 이 대표가 2016년 창업한 후 이듬해 정윤호 공동대표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진용을 갖췄다.
“저희가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보험사 출신 창업멤버들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금융이 고객에게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건 다 알겠는데 막상 금융 유통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이 너무 심하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입는 손해가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최초 저희 회사에서 만든 서비스는 ‘시그널 가계부’였고요. 기술을 통해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소비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이를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애초 이 대표는 사명을 고려할 때 ‘습관공작소’를 먼저 떠올렸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습관’이 될 수 있는, 특히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길 바라서다. 이를 영문으로 옮긴 것이 지금의 ‘해빗팩토리(Habit Factory)’가 됐다.
“한국에서는 좀 어려운 이름이긴 합니다만, 저희가 하는 일을 잘 표현하고 있고 특히 현재 저희가 진출해있는 미국에서는 매우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동익, 정윤호 공동대표 일문일답을 통해 들어봤다.

보험사 상품을 대신 판매해주고 이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다. 국내 연간 납입 보험료는 약 240조원, 이중 보험판매 수수료 시장 규모만 13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물론 판매수수료로 수입을 올리는 사업 모델은 이미 있다. GA(독립판매대리점)와 같은 사업모델이다. 그런데 그쪽은 여러 보험사 상품을 GA 소속 설계사가 직접 영업·판매하는 방식이다. 해빗팩토리는 고객 모객, 분석, 상담을 ‘AI’와 디지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한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여기에 더해 고객에게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컨시어지는 보통 고급 호텔에 갔을 때 1층에서 고객들의 각종 니즈를 들어주고, 이에 대해 도움방법을 제시하는 일을 말한다. 해빗팩토리는 금융 관련 고객 고민을 들어주고,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Q. 컨시어지 서비스는 결국 사람이 해야하는 거 아닌가? AI는 어느 단계에서 쓰인다는 건가.
우선 규제 측면에서 최종 보험 계약은 대면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 대 사람 상담이 필수다. AI는 해빗팩토리 상담사에게 컨시어지 서비스처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다. AI를 현장 적용했더니 일반 보험사, 판매사(GA) 오프라인 상담사에 비해 7~10배 정도의 생산성 높게 업무를 처리한다. 이는 그만큼의 성과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고객 리뷰 평점 4.9점대를 유지하면서도 말이다.

여타 보험 계약이나 상담을 하려면 보험설계사를 만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번 만나야 한다면 시간, 비용 등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해빗 고객은 계약 때 딱 한번만 상담사랑 만나면 된다. 나머지 과정은 철저히 모바일메신저로 소통한다. 해빗 고객 대부분이 2030세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사업구조를 짜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했다.
물론 개별 보험회사도 AI를 많이 활용한다. 그런데 그들은 자사 상품 위주로 팔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빅데이터가 제한적이다. 반면 해빗팩토리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팔고 있다. 그래서 세상에 나와 있는 보험상품 데이터는 일단 거의 다 AI에 입력시켜 둔다. 또 시작부터 약관, 상품보장 범위 등을 비교하기 위해 기초 빅데이터를 최대한 잘게 기입했다. 정확하고, 표준화된 분류가 선행돼야 그 이후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 키울 때 더 잘 키우기 위해 사전 정지작업을 하듯이 말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목적지향 데이터 세팅’이라고 한다. 이렇게 AI를 오랜 시간 학습시켰더니 여러 회사의 어떤 특정 보험이 정확히 어떤 질병과 상해를 보장하는지 자동 분류하는 기술을 갖추게 됐다. 일반 금융사가 갖지 못한 기술과 노하우다. 이를 바탕으로 잠재 고객이 오면 우선 종전 보험 가입 현황을 파악한다. AI가 이 고객의 어떤 보장 부분이 약한지, 빠져 있는지를 알려준다. 상담사는 이를 토대로 모바일메신저로 상담한다. 이러니 계약 성사율이 확 올라갔다. 더불어 요즘 많이 거론되는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한 GPT 보험 상담 시스템도 현재 구축을 완료했다. 아직 회사를 언급할 수 없지만 국내 모 금융그룹과 POC(시범운영)를 진행하며, 고도화하고 있다.
Q. 보험상품은 유지율 지표가 중요한 걸로 안다. 업계 평균 대비 어느 정도인가?
통상 업계에서는 보험상품 13회차 유지율을 바탕으로 보험 상품을 잘 팔았는지를 따진다. 해빗의 13회차 손해보험상품 유지율은 95%(2023년 보험대리점협회 상반기 공시기준)에 달한다. 업계 평균 손해보험 상품의 13회차 유지율은 85% 정도다. 업계 평균대비 상당히 높다.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만, 고객이 충분히 납득해야만’ 판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빗팩토리 앱 리뷰를 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가 ‘강요하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이를 거꾸로 비춰보면 현재 보험영업 현장에서 이에 대해 고객이 느끼고 있었던 불편함이 컸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해빗은 고객이 생각했을 때 이‘ 보험이야 말로 나에게 정말 필요하고, 내가 선택한 이 상품이 나에게 가장 맞는 상품인지’를 확신해야만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업계보다 압도적인 유지율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Q. 대기업도 따라서 이런 서비스, 상품을 하게 되면 위협요인이 되는 거 아닌가?
투자자 혹은 잠재 투자회사도 이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그럼에도 최근 시리즈C 206억 유치, 누적 35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게 된 것을 보면, 이런 질문에 충분한 답변을 했다고 생각한다.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는 보험 채팅 상담이라는 서비스 이면에는 해빗이 수년 동안 최적화를 통해 개발해온 IT시스템이 존재한다. 한 명의 상담사가 수십명의 고객을 상담하더라도 고객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강요없이 고객을 만족시키면서도 업계 평균대비 1인당 매출을 7배 이상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큰 기업이 따라올 수 있다. 정규직 상담사, 높은 생산성, 이를 지원하는 R&D 등 여러 가지 혁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 시간에 해빗은 훨씬 더 앞서나가 있을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어떤 금융 분야에서 정보 비대칭성이 발생하는지 들여다봤다. AI 금융 컨시어지 노하우가 필요한 곳을 찾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들어왔다. 비교적 라이선스를 쉽게 받을 수 있고 시장도 더 커서다. 2022년 1월 직진출, 3월부터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기지 중개부터 시작했는데 1년만에 약 3000만 달러의 대출 중개 실적을 올렸다. 이런 성과는 미국 주택 경기가 안 좋았던 상황에서 달성한 결과물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세를 몰아 주택담보대출 중개에서만 벗어나, 직접 렌더(Lender)은행 라이센스를 취득, 새해부터는 저희가 직접 현지 고객에게 저렴한 비용의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Q. 요즘 스타트업 투자 유치 필수는 ‘이익을 내느냐’다. 올해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거의 맞춘 걸로 안다. 내년에는 연간 흑자 전환을 자신하던데.
여타 금융상품 판매사는 설계사 위주의 영업 조직을 운영해왔다. 더 많은 매출을 내려면 더 많은 설계사를 뽑아야 했다. 해빗은 다르다. 디지털 마케팅, AI를 활용해 잠재 고객을 끌어온다. 이들에게 정규직 상담사가 계약을 도와주는 구조다. 마케팅이 통하면서 설계사를 직접 쓰지 않고도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가입 전환율이 올라가면서 흑자 구간에 자연스레 진입하게 됐다. 수익모델에 대한 검증이 끝난 만큼, 이제는 마련된 투자금으로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알리고 고객을 더 공격적으로 모으는데 진력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Q. 상장 계획은?
내부적으로는 2025년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잠재 상장주관사 담당자와 얘기 중이다. 흑자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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