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10년 9420억' 잭팟…북미 최고 몸값 받고 다저스 간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7억 달러(9240억원)에 LA 다저스행을 확정했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나의 다음 소속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MLB닷컴과 ESPN을 비롯한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들도 일제히 "야구 역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유계약선수(FA) 오타니가 다저스행을 직접 발표했다"며 "오타니는 10년 총액 7억 달러에 사인해 북미 스포츠 역사상 장 큰 규모의 계약을 해냈다"고 전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건너간 오타니는 세계 최고의 리그인 MLB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성공을 거두면서 '이도류(二刀流)' 열풍을 일으켰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오타니의 활약에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 "야구 그 자체", "인간이 아닌 외계인"이라는 찬사도 따라다녔다.
FA를 앞둔 올 시즌에는 특히 타자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지명타자로 135경기에 나서 타율 0.304, 홈런 44개, 95타점,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을 기록했다. 홈런·출루율·장타율은 아메리칸리그(AL) 1위였고, OPS(출루율+장타율·1.066)는 MLB 전체 1위였다. 투수로도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남겼다. 그 결과 오타니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어 AL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6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오타니의 거취는 올 시즌 내내 MLB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오타니가 시즌 막바지 팔꿈치를 다쳐 내년엔 지명타자로만 뛸 수 있게 됐는데도 주가는 떨어질 줄 몰랐다. 스토브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에는 거의 매일 그의 행선지와 계약 규모를 전망하거나 협상 상황을 전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오타니의 소속팀이 결정돼야 다른 FA들의 계약도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미국 언론들은 줄곧 "오타니가 MLB 역사상 처음으로 5억 달러 벽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실제 계약 규모는 그 예상을 뛰어넘는 7억달러짜리 '잭팟'이었다.
이전까지 역대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액 계약은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간판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소속팀과 10년 연장 계약을 하면서 받은 4억5000만달러였다. 또 MLB 역대 최고액 계약은 오타니의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우트가 2019년 소속팀 에인절스와의 계약을 연장하면서 사인한 12년 4억2650만 달러였다. 오타니는 트라우트보다 계약기간이 2년 짧은데도 금액은 2억5000만 달러 넘게 추월하는 새 역사를 썼다.
이뿐만 아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AL MVP 자리를 내줬던 뉴욕 양키스 간판타자 에런 저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FA 계약을 해냈다. 저지는 지난해 말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6000만달러에 사인하면서 역대 MLB FA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 오타니는 1년 만에 이 기록도 훌쩍 넘어 '역대 가장 비싼 야구선수'로 우뚝 섰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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