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슈퍼스타' 오타니, 다저스 입단 확정!…10년 9240억 상상초월 계약 합의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행선지가 확정됐다. 오타니와 '명문 구단' LA 다저스가 손을 잡았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다저스행을 알렸다. 파란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새겨진 다저스 로고를 올린 그는 "제가 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모든 팬들과 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린다.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우선 지난 6년간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 여러분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 협상 과정에 함께한 각 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에인절스와 함께했던 6년의 시간을 영원히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다저스 팬들께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나 자신이 최고의 모습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날까지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 글로 다 전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향후 기자회견에서 얘기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9일(한국시간) 일제히 오타니의 다저스행을 보도했고, 양 측이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원)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6년간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왔던 오타니
2018년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오타니는 데뷔 첫 시즌부터 20홈런을 쏘아 올렸다. 여기에 투수로서 10경기를 선발로 나서는 등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2년간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21년부터 자신의 재능을 완전히 꽃피우기 시작한 오타니는 단숨에 빅리그 톱 레벨의 선수로 거듭났다.
'오타니의 시대'가 왔다는 걸 알린 2021년, 오타니는 타자와 투수로서 각각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투수로서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만화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타자와 투수로 각각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빅리그 무대에서 두 자릿수 홈런에 승수까지 달성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오타니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핸 예년보다 빠르게 몸을 만든 오타니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일본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당시 투·타 겸업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고, 결과적으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2023 WBC는 자신의 가치를 한껏 더 끌어올린 무대였다.
우승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오타니는 곧바로 소속팀 에인절스로 합류, 2023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체력 소모에 대한 주위의 걱정이 컸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오타니는 4월에만 4승-7홈런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5월 타율 0.243 8홈런 20타점으로 페이스가 주춤하는 듯했지만, 꾸준히 홈런을 생산한 덕분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을 기록하는 선수가 됐다.
그런 오타니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숨 돌릴 틈 없이 시즌을 소화하던 오타니는 7월 손톱 부상과 손가락 물집으로 마운드 위에서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지난달 4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 도중 손가락 경련을 호소하면서 4이닝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타니의 건강에 '노란불'이 켜졌다.
결국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1⅓이닝 투구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면서 빠르게 교체됐다. 당시 구단은 '팔 피로'라고 했지만, 그는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파열 소견을 받았다. '투수' 오타니의 2023시즌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이미 2018년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오타니는 수술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지만, 일단 그가 내린 결론은 '타자'로서 계속 남은 시즌을 소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오타니가 부상 이후 매 경기 라인업에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고, 네빈 감독은 그가 경기에 나서길 원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다가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결국 결국 열흘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오타니는 9월 17일 시즌 마감을 확정했다. 9월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이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가 됐다.
2021년 MVP를 수상했던 오타니는 2년 만에 2번째 만장일치 MVP의 영예를 누렸다. 두 차례나 만장일치로 MVP를 받은 건 올해 오타니가 처음이었다. 에인절스 구단 역사상 MVP를 2회 수상한 건 오타니가 역대 7번째로, 마이크 트라웃(2014년-2016년) 이후 처음이다.
정규시즌 종료 이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오타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시즌 동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곧 재활을 시작할 것이고, 우선 타자로 재활을 열심히 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음 시즌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시장에 나온 오타니, 뜨겁게 달아오른 영입전
시즌 조기 마감,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탈락 속에서 2023시즌을 마감한 오타니는 MVP 수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에인절스의 퀄리파잉 오퍼(QO)를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왔다.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다.
퀄리파잉 오퍼는 원소속 구단이 FA 선수에게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시하는 제도다. 올해 퀄리파잉 오퍼 액수는 232만5000달러(약 265억5000만원)였다.
시장에 나오기 전부터 오타니의 주가는 상승 중이었고, 그가 5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오타니가 스타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만큼 팀들 입장에서는 과감한 투자를 시도할 만했다.
한동안 오타니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움직임이 감지됐다. MLB.com은 "오타니가 MLB 윈터 미팅 기간 동안 새 소속팀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은 "오타니가 윈터미팅 종료 이전에 새로운 팀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구단 임원들은 이번 윈터 미팅에서 오타니가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에 대한 예상도 나왔다. 미국 매체 'ESPN'의 제프 파산은 1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등 FA 시장 초반 오타니에 관심을 보인 팀들이 영입을 포기했고, 4개 팀은 여전히 경쟁 중"이라며 "오타니는 계약 총액 최소 5억 5000만 달러(약 7145억원)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소식 통은 6억 달러(약 7794억원)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2019년 3월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이 세웠던 북미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계약액(12년 총액 4억 2650만 달러, 약 5529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4일 "이미 오타니는 5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제안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최소 5개 팀이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그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6억 달러의 사나이'가 될 수도 있거나 적어도 그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오타니를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니콜슨 스미스는 "오타니의 결정은 업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며, 이제 곧 결정이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의 결단이 머지 않았다"고 주목했다.
▲조용하게 흘러간 윈터미팅, 로버츠 감독의 깜짝 발언
예상과 달리 오타니의 행선지는 윈터미팅이 끝날 때까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오타니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가 구단들에게 협상과 관련한 내용을 알리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타니의 '비밀 유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올겨울 윈터 미팅은 재미없다. 지루하다. 업계 전체가 멈췄다"고 평가를 내린 뒤 "오타니의 FA 비밀은 그리 놀랍지 않다. 그의 에이전트인 발레로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오타니 측이 팔꿈치 수술의 유형부터 반려견의 이름까지 비밀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팬들은 (오타니의) 계약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알고 싶다. 윈터미팅에서 모두 입을 닫는다면 그게 문제"라고 아쉬워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발언이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최근 오타니의 영입을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6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2일 오타니와 다저스타디움에서 3시간 가까이 만난 사실을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실제로 양 측의 만남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 온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다저스는 구단 매장을 닫았고, 경기장 투어를 연기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다저스 구단은 최근 재계약을 맺은 투수 조 켈리에게 전화를 걸어 등번호 17번을 양보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는 "켈리는 다저스 구단 관계자에게 '오타니의 등번호를 바꾸게 돼 영광'이라고 알렸다"며 "한 구단의 단장은 다저스가 오타니와 계약할 것이라고 믿지 않은 이상 선수에게 등번호 변경을 요청할 이유가 없다"고 보도했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던 오타니, 최종 선택은 다저스였다
그렇게 오타니에게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온 가운데,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8일 "오타니가 이번 주말까지 행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타니의 계약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24시간 내로 (계약을) 하더라도 메디컬 테스트로 인해 며칠 동안 계약이 확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알렸다. 또 모로시는 MLB네트워크의 게시물을 인용하며 캐나다 국기까지 게시하기도 했다. 오타니의 토론토행을 확신했던 모로시다.
몇 시간 뒤 소셜 미디어에서는 소형 전용기 한 대의 이동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항공기는 현지시간으로 8일 아침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애나에 위치한 오렌지카운트 공항에서 출발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피어슨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이 항공기가 앞서 오타니가 이용했던 전용기와 같은 기종이기도 했고, 그가 거주 중인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향했다는 점에서 오타니가 항공기에 탑승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팬들은 물론이고 일본, 한국 팬들도 항공기 추적시스템을 통해 해당 항공기의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오타니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그럴 일정도 없다"며 "토론토가 (오타니 영입) 후보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은 "오타니는 토론토에 없다. 그는 토론토행 비행기에도 없고, 남부 캘리포니아 집에 있다(Shohei Ohtani is NOT in Toronto. Ohtani is NOT on a flight to Toronto. Ohtani is at home in Southern California)"며 오타니의 토론토행은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후 '디애슬레틱' 짐 보든도 오타니가 캘리포니아에 남아있음을 알렸고,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전용기에 탑승한 인물이 오타니가 아닌 캐나다의 한 사업가와 그의 가족이 탑승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모로시의 토론토행 보도는 '오보'였던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파장이 커지자 오타니의 토론토행을 보도했던 모로시는 9일 "저는 오늘 오타니 쇼헤이가 토론토로 떠났다는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저의 실수를 후회하고 있고,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사과드립니다. (팬들을) 실망시켜서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전 세계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때어난 해프닝까지 겪은 오타니는 결국 다저스와의 동행을 선택했다. 당장 내년 3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이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미국은 물론이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시리즈에 한국, 일본 등 아시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니 2018~2023년 연도별 정규시즌 투수 및 타자 성적
*2018년
-투수: 10경기 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 114경기 326타수 93안타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 OPS 0.925
*2019년
-타자: 106경기 384타수 110안타 타율 0.286 18홈런 62타점 OPS 0.848
*2020년
-투수: 2경기 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37.80
-타자: 46경기 153타수 29안타 타율 0.190 7홈런 24타점 OPS 0.657
*2021년
-투수: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2022년
-투수: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타자: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2023년
-투수: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
사진=MLB네트워크 및 MLB 소셜미디어, 엑스포츠뉴스 DB, AFP, 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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