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프’ 승자는 따로 있다...‘극강 가성비’ 중국 쇼핑 앱에 아마존도 긴장 [생생中國]
‘스마트폰 스트랩이 단돈 0.5달러, 무선 이어폰이 9달러.’
극강의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 앱들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무섭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시장조사 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중국 쇼핑 앱 테무의 미국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순 방문자 수는 약 7050만명(3월 말 기준)에 달했다. 지난해 9월에 비해 10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또 다른 중국 쇼핑 앱 쉐인도 순 방문자 수가 2년여 만에 두 배 증가했다.
이런 흐름은 순 방문자 수가 정체 상태에 빠진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대비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과 타겟, 이베이의 점유율이 정체되거나 줄어든 사이 쉐인과 테무 같은 중국 신흥 업체가 미국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쇼핑 앱들이 미국 쇼핑족 선택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극강의 가성비다. 고공행진 물가에 지친 미국인의 소비 심리를 급속도로 파고든 것. 쉐인과 테무는 주문 당일 또는 다음 날 물건을 전달하는 아마존처럼 빠른 배송을 지원하지 않는다. 물건 도착까지 보통 일주일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물건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에 대형 물류창고를 세워 재고를 쌓아두는 대신 중국에서 직접 저렴한 물건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북부 텍사스에 사는 아마존 쇼핑객 린 해치 씨는 “아마존의 비슷한 그림이 테무에서는 반값인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각 기업들은 구체적인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틱톡 샵 플랫폼의 경우 11월 14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내 주문량이 205% 급증했다고 밝히는 등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미국 내 쇼핑 주문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쇼핑 앱의 블랙프라이데이 전략은 최저가와 할인 행사 기간 연장이었다. 테무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전후로 한 달 반 넘게 대규모 쇼핑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 90% 할인’을 내세워 200달러 상당 쿠폰도 지급한다. 테무의 최저가 공세에 아마존이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에서 테무를 제외했을 정도다.
패스트패션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한 쉐인도 10월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사전 할인 행사를 시작해 한시적 무조건 무료배송, 최저 90% 타임 특가 할인, 신규 고객 우대 쿠폰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활약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양질의 제품을 저가에 사용할 기회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쇼핑 앱 인기가 치솟으면서 중국 제조 업체들의 해외 주문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년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가한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의 한 모자 제조 업체 사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쇼핑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30만개의 모자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장성 닝보에 있는 한 애완동물 의류 판매 업체도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출이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CNBC는 “중국 쇼핑 앱들이 미국 앱으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빼앗으면서 향후 아마존과 함께 블랙프라이데이의 대표 플랫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7호 (2023.12.06~2023.12.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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