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3%뿐"…36명 죽인 日방화범, 의사가 기어이 살린 이유
36명의 목숨을 앗아 간 2019년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교애니) 방화 사건’의 방화범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지난 7일 현지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일본 검찰은 이날 교토지방재판소에서 열린 공판에서 살인·방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오바 신지(45)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일본 형사 재판 사상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며 “피고는 강고한 살의를 바탕으로 계획적으로 사건을 일으켰고, 휘발유를 이용한 방화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메이션 제작회사가 작품을 도용했다는 망상이 범행 동기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하지만, 극형을 면할 요소는 되지 않는다”며 “참으로 잔학무도하고 사회적 영향도 크다”고 강조했다.
아오바는 공모전에 지원했다 떨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2019년 7월 18일 교토시 후시미구에 있는 교애니 제1스튜디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 사고로 직원 36명이 숨지고 3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30년간 벌어진 살인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사건 발생 4년이 지나서야 재판을 받게 된 건 이때 아오바 자신도 전신 93%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오사카 긴키대학 병원의 화상 전문의 우에다 다카히로가 수차례의 수술과 4개월에 걸친 치료로 아오바의 목숨을 살렸다. 전신 중 약 8㎝밖에 남지 않았던 정상 표피 조직을 배양해 다섯 번에 걸쳐 이를 이식하는 작업을 거쳤다.
결국 의식을 회복한 그는 사건 10개월 만인 2020년 5월에야 경찰에 체포됐고 지난 9월 1심 재판을 받았다.
우에다는 이때 NHK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예측 사망률이 97.45%로 도저히 살아날 수 없을 걸로 보였다”면서도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죽음으로 도망치게 내버려 둬선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아오바를 치료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치료로 생명의 무게를 깨닫고, 그처럼 소중한 생명을 자신이 앗아갔음을 비로소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오바는 지난 6일 피고인 신문에서 유족에게 “죄송하다”며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사죄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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