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랑 청바지 주세요" 일본선 옷 필요할 때 편의점 간다
지난달 30일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이색적인 패션쇼가 열렸다. 일본의 편의점 패밀리마트 점포를 본뜬 런웨이 위로 어른과 아이, 노인과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포함한 다영한 인종의 모델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등장했다. 모델은 패밀리마트의 가맹점주와 그 가족들. 이들이 입은 옷은 훼미리마트의 자체 의류 브랜드인 ‘컨비니언스 웨어’였다. 패밀리마트는 이날 가디건, 스웨트셔츠, 재킷, 셔츠 등을 런웨이에서 선보였다.
패밀리마트는 사람들이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옷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며 2021년 3월 의류 브랜드를 출시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폐회식 의상을 맡았고, ‘파세타즘’이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오치아이 히로미치와 협업한 본격 패션 브랜드다. 편의점에 걸맞게 ‘컨비니언스웨어’라 이름을 붙였고, 양말·손수건·티셔츠 등 약 100종의 상품을 내놓았다. 패밀리마트 모회사인 이토추 상사의 강점을 살려 좋은 소재와 편안한 디자인을 내세웠다. 지퍼백을 활용한 제품 패키지를 통해 실용성과 간편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브랜드는 첫 컬렉션 론칭 후 1년 만에 매출이 60%가량 증가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패밀리마트의 상징인 파란색과 초록색 선을 사용한 양말이 대박을 터뜨렸다. 패밀리마트 양말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누적 1500만 켤레가 팔렸다.
이어 반바지와 카디건, 샌들 등을 차례로 선보인 패밀리마트는 이번 쇼에서 맨투맨 티셔츠와 후드 티셔츠, 바지, 치마, 청재킷과 패딩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가격은 맨투맨 티셔츠와 트레이닝 바지는 2990엔(2만 6600원)이며 청바지는 7990엔(7만원)이다. 1만엔을 넘지 않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맨투맨 등 3종은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며 청바지와 외투를 포함한 50여종은 일부 매장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옷’이 갑자기 필요해졌을 때 구입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소비자들이 먼저 찾는 패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에 옷을 사러 오는 게 당연해지는 데까지 패션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게 패밀리마트의 계획이다.
호소미 켄스케 패밀리마트 사장은 “편의점 의류는 예정되지 않은 숙박이나 갑작스러운 비 등 긴급 수요에만 대응한다는 상식을 뒤집었다”며 “걸어서 5분 거리 편의점이 패션 매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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