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층간소음

이동훈 입력 2023. 12. 9.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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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비율이 전체 주택의 60%나 되는 한국에서 층간소음은 고질로 자리 잡았다.

층간소음 문제는 1990년대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주택 200만호 건설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공능력이 일천한 건설사들이 단기간에 지은 수많은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등 하자가 발견돼 법원의 배상판결이 속출했다.

이에 2004년 층간소음을 규제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가 신설됐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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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논설위원


아파트 비율이 전체 주택의 60%나 되는 한국에서 층간소음은 고질로 자리 잡았다.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로 이어진 층간소음 시비가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량 늘었다. 끔찍한 사건이 신문을 도배할 때마다 “위층에서 뛰는 아이들의 행동도 참지 못하느냐”는 식으로 책임을 ‘이웃 간에 사라진 정’ 탓으로 돌리곤 했다.

이는 본질을 흐린다. 근본 원인은 고밀도 위주 도시계획 정책을 내세운 정부가 제공했기 때문이다. 층간소음 문제는 1990년대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주택 200만호 건설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공능력이 일천한 건설사들이 단기간에 지은 수많은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등 하자가 발견돼 법원의 배상판결이 속출했다. 이에 2004년 층간소음을 규제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가 신설됐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소음 차단 여부와 관계없이 바닥 완충재의 두께가 2㎝만 되면 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시공 전 인증 단계에서 이 기준만 충족하면 되도록 해 건설사를 책임에서 면제시켜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사후확인제를 도입했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다. 소음 측정 방식도 타이어 등 무거운 물체를 바닥에 내려치는 뱅머신 방식에서 볼을 떨어트리는 임팩트볼 방식으로 바꿨다가 2015년부터 다시 뱅머신 방식으로 회귀했다. 198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 대부분이 무량판 구조보다 시공비가 적게 들고 열효율이 크다는 점 때문에 벽에다 슬래브를 얹는 벽식구조인 것도 소음에 취약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층간소음을 잡지 못하면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층간소음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건설업계 눈치를 보느라 대충 만들었던 층간 소음 규제 법령에서 탈피할 획기적 조치로 기대된다. 입주 후 하자 발견으로 소송해야 했던 입주민들도 번거로움을 덜 것 같다. 다만 완충재 값이 반영돼 분양가 상승이 부담될 전망이다. 손해보고 장사하는 건설사는 없기 때문이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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