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씰의 아버지’ 홀 박사님을 아세요?

손동준 2023. 12. 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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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크리스마스 씰(씰)을 발행한 캐나다인 선교사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한국 크리스마스 씰의 아버지'인 셔우드 홀(Sherwood hall, 1893~1991) 박사는 씰의 첫 도안에 거북선을 그렸다.

홀 박사가 쓴 '한국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씰 이야기'에는 당시 상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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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우드 홀 박사 탄생 130주년 기념 예배 및 강연회 열려
셔우드 홀


한국 최초로 크리스마스 씰(씰)을 발행한 캐나다인 선교사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8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대에서 진행된 셔우드 홀 박사 탄생 130주년 기념 예배 및 강연회에서다.

한국의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자리매김한 씰은 1932년 한 미국인이 조선의 결핵 퇴치를 위해 발행한 것이 시초다. 고향 사랑 기부제 아이스버킷 챌린지 기부 마라톤 등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시대지만, 이보다 앞서 씰이 있었다.

셔우드 홀 박사가 1932년 그린 거북이 도안. 대안결핵협회 제공


‘한국 크리스마스 씰의 아버지’인 셔우드 홀(Sherwood hall, 1893~1991) 박사는 씰의 첫 도안에 거북선을 그렸다. 식민 통치로 고통받던 한국인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일제의 검열로 거북선 안이 좌절되면서 남대문이 첫 번째 씰의 주인공이 됐다. 남대문을 시작으로 조선의 다양한 겨울 풍경이 도안으로 연재됐고, 씰은 한국인의 감성과 문화 의식을 함양하는 하나의 문화 운동으로 전개됐다. 홍승표 아펜젤러인우교회 목사는 이런 내용을 소개하면서 “홀 박사는 초대 내한선교사의 후예이자 한국에서 태어난 2세 선교사로서 남다른 선교업적과 활동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셔우드 홀 박사가 쓴 ‘한국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씰 이야기’. seal-society 제공


씰을 판매한 돈은 결핵 요양원과 결핵 진료실을 설립에 쓰였다. 미감리회 선교사이자 의사였던 그는 열악했던 조선의 건강교육을 개선하고자 했다. 홀 박사가 쓴 ‘한국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씰 이야기’에는 당시 상황이 담겼다. 씰 판매 첫해의 순이익은 175달러(350엔)로 사업을 주관한 한국의료선교사협회는 결핵 퇴치에 힘쓰는 기독병원에 이 돈을 보냈다. 평양연합기독병원과 여주 성안나병원 함흥 제해병원 등에 50엔씩을, 서울 세브란스연합병원 결핵병동과 해주 구세요양원에 75엔씩을 보냈다. 결핵 서적 구매비(30엔)와 연구 및 병리실험비(20엔)에도 사용됐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대에서 열린 셔우드 박사 홀 탄생 130주년 기념 예배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 회장은 “셔우드 홀은 우리 나라 최초의 민간 항결핵 단체이자 2023년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대한결핵협회 창립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그가 결핵 환자를 돕고자 발행한 씰을 비롯해 먼 타국 조선에서 보여준 자기희생과 연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결핵협회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홀 박사의 한국 사랑은 세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유정복 인천광역시 시장은 “셔우드 홀의 어머니 로제타 홀 선교사는 평양맹아학교를 세우고 시각장애인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일찌감치 조선 여성의 잠재력을 알아본 그녀는 한국 최초의 여성 의사 박에스더를 양성했다”고 소개했다. 로제타 홀이 1928년 9월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학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는 오늘날 고려대 의과대학으로 성장했다. 유 시장은 “한국의 근대 의료 발전을 위해 힘써준 로제타 홀 일가의 인류애와 헌신에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8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대에서 열린 셔우드 홀 박사 탄생 130주년 기념 예배에서 설교를 전하는 모습.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하나님께서 어두웠던 때 귀한 분들을 보내주셨다”며 “기독교인의 신앙 정신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뿐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임을 잊지 말고 살아가자”고 권면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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