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 주니어 GP 파이널 女 싱글 은메달…김연아 이후 첫 '2년 연속 입상'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고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한국 여자 피겨 역사를 또 써냈다.
피겨 여자 싱글 최고 기대주 신지아(영동중)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지아는 8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18점과 예술점수(PCS) 63.49점을 합쳐 131.67점을 받았다.
신지아는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선 69.08점을 얻어 선두로 나서고 금메달 꿈을 키웠다. 하지만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200.75점을 얻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 TES에서 75.12점 고득점을 얻은 일본의 시마다 마오(총점 206.33점)에 5.58점 차로 뒤져 은매달을 목에 걸었다.
시마다는 지난해에 이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를 달성했다.
신지아는 지난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은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이번 대회까지 2년 연속 주니어 피겨 왕중왕전 성격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년 연속 메달을 획득하기는 2005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김연아는 2004년 핀란드 헬싱키 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따내더니 이듬해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벌어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사와다 아키(일본)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한국 여자 피겨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입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신지아가 은메달, 김채연이 동메달을 나란히 거머쥐면서 시상대에 복귀했다.
남자 싱글에선 2016년 프랑스 마르세유 대회에서 차준환이 동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한국 피겨는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아이스댄스에서 임해나-예취안 조가 은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은 1∼7차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 대회다. 함께 출전한 김유성(평촌중·190.48점)과 권민솔(목동중·183.06점)은 각각 4위와 6위에 랭크됐다.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선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각각 3명씩 출전했다. 일본에선 우에조노 레나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선두를 차지했던 신지아는 프리스케이팅 들어 고난도 점프를 앞세운 시마다와의 격차를 살짝 드러냈다.
쇼트프로그램에선 정해진 점프 3개 관련 규정이 있어 시마다와 신지아는 똑같이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더블 악셀, 트리플 러츠 등 3가지 점프로 대결했다. 주니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선 트리플 악셀을 뛸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신지아가 점프 완성도에서 시마다를 앞서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프리스케이팅에선 달랐다. 시마다가 난도 높은 점프를 성공시키면서 뒤집기에 나섰다.
시마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뛰던 더블 악셀보다 한 바퀴 더 도는 트리플 악셀을 뛰었다. 또 여자 선수로는 고난도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도 시도해 신지아를 TES에서 7점 가까이 앞섰다.
신지아는 PCS에선 시마다를 앞섰으나 TES에서의 차이가 끝내 메달의 색깔을 바꿨다.
마지막 6번째 연기자로 나선 신지아는 첫 점프인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소화했지만 이어진 트리플 루프 점프에서 회전수가 살짝 모자라 수행점수(GOE)를 0.35점 깎였다.
트리플 살코,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안전하게 소화한 신지아는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에서 어텐션(에지사용 주의)과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고 GOE를 1.06점 깎인 게 아쉬웠다.
신지아는 세 차례 스핀 연기에서도 1번만 최고 난도인 레벨4를 받고, 두 번을 레벨 3으로 처리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시마다는 트리플 악셀로 연기를 시작해 곧바로 쿼드러플 토루프를 성공하고 자신감을 쌓았다.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결정됐다.
신지아는 은메달 획득 직후 소속 에이전시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작년에 이어서 오늘도 좋은 결과 받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오늘 프리를 앞두고 긴장이 많이 되어서 스스로에게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다. 끝까지 집중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지아는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을 상향 조정한 ISU 규정으로 인해 2024/25시즌까지 주니어 대회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올림픽 시즌인 2025/26시즌에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신지아는 이미 국내 무대에선 주니어와 시니어 상관 없이 출전하는 종합선수권에서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시니어와 주니어가 모두 참가하는 랭킹대회에선 지난해와 올해 2연패를 일궈내며 시니어 무대에 오르면 바로 국내 1인자가 될 준비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올댓스포츠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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