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지명, 법률가가 불법 저지르게 하겠다는 것"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입력 2023. 12. 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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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이영광 기자]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새 방송통신 위원장에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라는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했다.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김홍일 후보자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도 성실하게 살아왔다며 그의 이력을 설명했다. 

김홍일 권익위원장의 방통위원장 지명 등에 대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지난 7일 그와 전화 인터뷰 진행했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 

"방통위원장이 신데렐라 뽑는 자리인가"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 운창현 제공
 
- 방송을 포함해 언론계가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 어떻게 보세요?

"대한민국 언론 자유의 헌법 가치가 윤석열 정권에 들어서 완전히 훼손됐고, 언론인들이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에 발표될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대한민국의 위치가 폭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왜 그렇게 예상하세요?

"윤석열 정부가 아주 거친 방식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낙하산 사장을 내리꽂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아주 극악한 독재 국가에서나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죠. 국가 권력이 비판 언론 보도에 '가짜 뉴스'라는 프레임을 일방적으로 씌우고 처벌하는 방식 동원하고 있습니다. 언론 후진국이 아니면 채택하고 있지 않은 방식이거든요. 그런 방식을 윤석열 정부가 동원하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아예 권한이 없는 방통위는 물론이고 방송 심의 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실상 국가 검열 기구화되어 버렸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요커 등 해외 여러 언론이 심각하게 이 상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언론자유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와 국가 위상의 추락이 수치로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관 위원장이 물러났는데 '가짜뉴스' 문제는 계속 갈 거라고 보세요?

"어제(6일) 대통령실이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했잖아요. 방송통신 쪽에 아무런 지식이나 경력이 없는 문외한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에서 '현재 방송통신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가 가짜뉴스 때려잡는 것이다. 그래서 법률가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어요. 황당하기 그지없는 논리죠. 

일단 방송통신위원회는 내용 규제 권한이 없어요. 그런데 권한에 없는 짓을 하기 위해서 법률가를 앉혔다? 논리적으로 보면 법률가가 불법 저지르게 하겠다는 주장인 거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집권 세력, 특히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언론 자유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계속 주입받고 또 일종의 편집증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언론계와의 충돌이 더 거세질 거라고 봅니다."

- 그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의 방통위원장 지명은 어떻게 보세요?

"언론노조가 입장에서도 밝혔지만, 이분은 방송통신위원장의 자질을 단 한 가지도 갖추지 못한 분이죠. 방송 장악, 언론 탄압 정책을 용산 대통령실이 주도해서 방통위에 내리꽂아 허수아비 하나 세워놓으려는 의도라고 봐요. 

대통령실이 김홍일 위원장 지명 사실 설명하면서 그분이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동생들을 건사했단 얘기를 했어요. 방송통신위원장 자리가 신데렐라 뽑는 자리가 아니잖아요. 그게 방통위원장의 자격 요건하고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얄팍한 인생 스토리 내세워서 국민들을 기만하려고 한다면 정말 이 정권은 크게 심판받을 겁니다."

-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상혁 변호사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할 때는 아무 말 안 하다가, 김홍일 위원장만 검사 출신이라며 프레임 씌운다'고 반발하는데요.

"한상혁 위원장을 지명하고 임명할 때 국민의힘도 별 말 안 했어요. 그리고 이전에도 방통위원장으로 판사와 변호사가 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는 온 적이 없어요. 한 명의 판사는 박근혜 정부 때 최성준 위원장인데 그분은 정보 법학회 쪽에 관여를 하시면서 미디어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가 있었다는 게 평가가 있었어요. 그리고 한상혁 위원장은 언론 관련 시민사회에서 오래 활동하셨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로도 역할을 하셨단 말이에요. 방송 통신 문화의 문외한이라고 볼 수가 없어요. 근데 김홍일 위원장은 뭐가 있습니까? 오히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몸을 담았죠. 그것 자체가 부적격 사유예요."

- 원래 캠프 출신은 3년 동안 임명할 수 없지 않나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들어가면 그렇게 되는데, 캠프는 규정이 없어요. 그러나 인수위나 캠프나 특정 정치적 편향을 반드시 담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결격 사유죠. 또 이 사람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있으면서 KBS 남영진 이사장 해임 때 법인카드 문제를 걸어서 방통위에 해임 사유를 만들어줬어요. 그리고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해서 방통위가 조사해야 한다고 조사 의뢰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권태선 이사장 해임 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이 집행정지를 시켜놨잖아요. 그걸 뒤집기 위해서 본인이 그런 일을 했는데, 김홍일 위원장이 이를 결정하는 방통위원장으로 옮겨가는 거잖아요. 검사가 수사해서 재판에 부쳤는데 그 재판을 그 검사가 하는 거예요. 어떻게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거죠? 방송통신 관련해서 김홍일 위원장이 한 지시라고 그거 두 가지밖에 없는데, 전부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과정에서 국민권익위를 통해 부역한 것들입니다. 이게 방통위원장 자격에 어떻게 부합한다는 얘기인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동관 사퇴, 탄핵보다 '상처' 줄이기 위한 방법"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6
ⓒ 연합뉴스
 
- 어제(6일) 또 하나 있었던 사건이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자택 압수수색이었어요.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아마 민주화 이후 언론인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강제수사를 남발하는 정권은 이 정권이 처음일 겁니다. 결국 나중에 법원에 가면 다 무죄가 날 거예요. 일단 대통령의 명예훼손 수사라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아요. 그 당시에도 대선 후보였잖아요. 법원은 공인의 명예훼손 문제에 대한 언론 자유 등을 굉장히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요. 내년 총선을 최대한 집권여당에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봐요. 그리고 지금, 이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과거에도 MBC <PD수첩> 제작진을 연행하고 강제 수사해서 기소했죠. 전부 재판에 부쳤는데 대법원에서 다 무죄가 나왔어요. 이번에도 결과가 똑같을 겁니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1월 30일 국회에 탄핵이 보고되고 1일 아침 사의 표명 했죠. 이 과정은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예상했어요. 윤석열 정권은 방통위가 장기적으로 마비되는 걸 막기 위해서 이동관 위원장이 결단을 했다고 하지만 그가 벌여온 언론 탄압 방식, 방송 장악 획책 등에 대한 여론이 대단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탄핵을 당하는 것보다는 상처를 덜 입는 방식을 택한 거고, 그게 자진 사퇴인 거예요. 국민적 분노와 비판 여론을 넘어설 방법이 없으니까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봅니다."

- 민주당은 제2, 제3의 이동관 위원장 오면 탄핵시키겠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보세요?

"탄핵의 사유가 있으면 이동관처럼 탄핵해야죠. 김홍일 위원장이 자격이 없는 인물인 건 맞고 지명돼서는 안 될 문제적 인물인 것도 맞아요. 언론노조는 이동관 방통위의 2인 불법 체제에서 의결한 모든 행위를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홍일 위원장이 그걸 이어서 계속 반헌법적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을 계속한다면 당연히 탄핵돼야 한다고 봐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 윤 대통령이 방송법 공포를 거부한 건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이 갖고 있는 언론에 대한 인식, 방송에 대한 인식 그리고 보수 언론이 주장해 온 내용들이 '언론노조 장악법이다, 친민주당 법안이다' 이런 거잖아요. 기본적으로 언론노조는 이사 추천권이 없어요. 거기 있는 직능 단체는 언론노조의 의사결정 혹은 직능단체의 의사결정에 서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 구조가 아니에요. 저쪽의 허위 선동이고요.

또 하나 학회들 가지고도 문제를 삼잖아요. 전국의 언론 관련 학자들이 수천 명이 있을 텐데 그 사람들이 다 친민주당 성향이라고 규정하는 건 전체주의적인 방식입니다. 이렇게 단순 무식한 방식으로 법안 공격하고 거부권 행사하는 이 정권의 인식 수준이 대단히 유감스럽고요. 만약 끝까지 재의가 부결된다면 즉각적인 재입법 추진에 들어가겠습니다."

- YTN 최대 주주를 유진그룹으로 하는 것에 대해 방통위가 보류 결정을 내렸죠. 단순히 유진그룹의 문제 때문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유진그룹은 무자격 자본입니다. 일단 변경 승인 신청을 한 지 2주도 안 돼서 심사위원회에서 승인 취지의 의견을 냈어요. 근데 승인 취지의 의견을 내면서 자본 문제라든가 도덕성 문제라든가 여러 사안을 거론했어요. 그런데 '승인은 해줘도 문제없다'는 말도 안 되는 자가당착의 결론이고요.

거론된 내용들 하나하나 하나를 뜯어보면 유진그룹이 왜 YTN을 인수하면 안 되는지가 더 명확해집니다.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이동관 탄핵을 바로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런 문제적 결정을 이동관이 밀어붙였다가는 탄핵의 명분이 더 강화되고 이후에 졸속 매각, 불법 매각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져야 될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골치 아픈 뜨거운 감자를 다음 위원장한테 떠넘긴 거예요."

- 앞으로 윤석열 정부 방송 장악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세요?

"많은 시민사회에서 윤석열 퇴진 얘기를 하잖아요. 하지만 언론노조는 지금까지 윤석열 정권 퇴진 문제에 대해 굉장히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어요. 어쨌거나 국민의 선택으로 뽑힌 대통령이고, 그런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건 역사적 불행이고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던 거지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가 우리 헌법 가치인 언론 자유를 이런 식으로 망가뜨리고, 공영방송에 대한 폭력적 침탈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계속 밀어붙이겠다고 하면 언론노조 차원에서 지금 같은 대응 수위를 유지하긴 어렵다는 고민도 들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앞으로 논의해 나갈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언론노조는 사실 윤석열 정권과 이런 시대착오적인 싸움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언론 환경이 너무 좋지 않고 미디어 산업이 변화하면서 저널리즘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2016년 촛불 항쟁을 거치면서 한국 사회에는 민주주의와 합리성, 권력의 합리성, 또 싸움의 합리성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형성됐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가 거기서 심각하게 일탈해 있기 때문에 이대로 계속 가면 파국이 불가피한 것이죠. 스스로 파국의 길로 걸어 들어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언론 환경 전체를 이런 식으로 망가뜨리고 언론 노동자들과 백척간두의 싸움을 벌이겠다면 피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정신 차리고 언론인들과 합리적인 대화 창구를 열고 해법 모색하기를 촉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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