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에 아시아 젊은 셰프의 저력을 선보이다…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 이안 고 셰프
‘미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함께 떠오를 만큼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오랜 기간 세계 미식계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2023년 현재, 미식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발표될 때마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권위 있는 미식계의 어워드인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도 올해 최고의 영예는 남미의 레스토랑이 차지하고 8위에 오르며 북미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아토믹스는 한식 기반 레스토랑이다. 이처럼 세계 미식계는 다양한 국가의 미식 문화에 주목하며 그 저변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23년 10월 자신의 헤리티지를 시그니처 요리에 담아내며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은 젊은 셰프 이안 고와 그의 멘토를 담당한 루이스 한 셰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리로 그 문화를 조명하길 원해”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 경연 대회의 피날레에서 선보인 자신의 시그니처 요리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이안고 셰프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러한 신념이 통한 것일까, 그는 15개 지역에서 166명이나 되는 셰프들이 예선을 통과해 기록을 남긴 이번 회차에서 아시아 지역 결선 우승, 세계 결선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가 결선에서 선보인 시그니처 요리는 ‘헤리티지 램(Heritage lamb)은 자신의 정체성과 신념을 가득 담아낸 세계 미식계를 향한 강렬한 자기소개와도 같다. 요리의 주재료인 양은 그의 가족의 뿌리가 있는 하이난 지역의 주요 식재료이다. 그러나 이 전통적인 재료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프랑스 요리를 배운 자신의 배경을 드러내는 것을 채택했다. 또한 동양과 서양을 연결했던 해양 실크로드 ‘스파이스 루트(Spice Route)를 통해 거래된 오래된 향신료 커민, 펜넬, 건조된 후추, 생강 등의 향신료를 활용하여 마무리함으로써 동서양을 연결하던 통로를 지금 ‘여기(here)’ 테이블 위로 가져온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아시아의 영 셰프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개성 있는 아이디어 선보여”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다양한 배경이 녹여내 표현한 유산(Heritage)라는 이름을 가진 이 요리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셰프가 해석하는 문화적 정체성이 느껴진다. 여기에는 이안 고 셰프가 현재 소속된 레스토랑인 싱가포르의 ‘내음(Nae:um)’에서의 경험과 해당 레스토랑의 총괄 셰프이자 이안 고 셰프의 아시아 결선 당시 멘토인 루이스 한 셰프의 조언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는 아시아 셰프들이 가진 경쟁력에 대해 “예전과 다르게 많은 아시아 셰프들이 세계를 여행하고,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며 보고 배운 것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아시아의 각 나라마다 지니고 있는 특색 있고 뛰어난 조리법, 개성적인 맛들이 신선한 아이디어를 만나 지속적인 새로움이 탄생하고 있다는 점이 행복하다”라고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젊은 셰프들에게는 더 없는 기회, 동경하던 미식계 거물들 만나며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거듭나”
아카데미의 3회차로 참가했던 루이스 한 셰프 역시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가 이제는 세계적으로 크게 자리 잡아 모두가 승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된 것 같다. 해외 각지의 선배와 동료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는 점이 좋다”라며 해당 대회의 커뮤니티적 기능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젊은 셰프들에게 “한국에서만 꿈을 꿀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부딪히면서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메시지를 전했다.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는 미식계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전도유망한 젊은 셰프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산펠레그리노에서 출범한 플랫폼으로 이들을 더욱 성장시키고 조명 받을 기회를 주기 위해 지역과 세계 단위로 경연 대회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제 2년간의 여정을 마친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는 내년 또 다른 젊은 재능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세계 유수의 총괄 셰프까지도 참가자로 경쟁한 이번 경연 대회에서 서른이 채 넘지 않은 이안 고 셰프는 당당하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다음 회차는 또 어떠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될지가 기대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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