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 결론은 말씀이 삶이 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우성규 2023. 12. 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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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당시 본질적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교회는 또 무엇인지, 목사는 어떤 존재인지 끌어안고 정말 죽을 정도로 고민하고 기도했습니다. 결론은 말씀이 삶이 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네세메줄성경'을 떠올리고 왼쪽 면에 성경 본문, 오른쪽 면에 비움 채움 나눔을 구상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내년 설립 60주년을 맞이하는 성락성결교회는 교회 이름 앞에 '말씀삶 공동체'를 붙여서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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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사람들-말씀이 삶이 되다’ 펴낸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교회 목양실에서 ‘신약의 사람들’을 저술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코로나 대유행 당시 본질적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교회는 또 무엇인지, 목사는 어떤 존재인지 끌어안고 정말 죽을 정도로 고민하고 기도했습니다. 결론은 말씀이 삶이 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네세메줄성경’을 떠올리고 왼쪽 면에 성경 본문, 오른쪽 면에 비움 채움 나눔을 구상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지형은(64) 성락성결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갱신을 중심에 두고 목회 여정을 이어왔다. 독일 보훔대에서 17세기 경건주의를 주제로 교회사 및 교리사 전공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귀국해 2년간 국민일보에서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고 곧바로 목회 현장으로 나아갔다. 20년전 성락성결교회에 부임해 교회 개혁을 위해 힘을 보태는 와중에 성도들도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부흥의 은혜도 입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지 목사를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교회 7층 목양실에서 만났다.


“책 ‘신약의 사람들-말씀이 삶이 되다’는 지상파 방송인 EBS로부터 클래스ⓔ 강연 요청이 와서 저술하게 됐습니다. EBS는 구약 강연을 고대 근동학을 전공한 가톨릭 학자에게 맡기고 신약의 사람들 이야기를 제게 맡겼습니다. 신약에서 구약을 바라보는 것이 기독교의 전통 시각입니다. 그 중심엔 요한복음 1장 14절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가 있습니다. 성육신한 예수님을 만나 말씀이 삶으로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책은 예수님 체포 당시 맨몸으로 달아난 전승의 주인공, 마가 이야기로 시작한다. 마가는 훗날 복음서 가운데 가장 앞선 마가복음을 저술해 실패를 딛고 삶으로 증인임을 증명한 인물이 된다. 오로지 주님만 드러낸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세례 요한, 세계의 중심 로마로 복음을 들고 나간 사도 바울, 하늘의 영광을 보고 순교한 스데반, 다가올 심판과 천국을 전달한 사도 요한 등을 언급한다. 모두 예수님을 만나 말씀이 삶으로 변화된 사람들이다.

지형은 목사가 지난달 30일 새벽 동네세메줄성경을 통해 묵상한 내용. 신석현 포토그래퍼


새벽 5시 말씀 묵상으로 하루를 여는 지 목사는 이날치 동네세메줄성경을 펴서 취재진에게 보여줬다. 동네세메줄성경은 왼쪽 면엔 개역개정 말씀, 오른쪽엔 비움 채움 나눔만 표시된 공란으로 제작된 성경으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10권으로 구성돼 있다. 왼쪽의 말씀을 읽고 각자가 동그라미 네모 세모 메모 줄긋기를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기에 동네세메줄이다. 오른쪽 면엔 각자 묵상 내용을 적는다. 침묵으로 기도하며 나를 비우는 과정, 말씀이 나를 채운 내용, 말씀대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 내가 실천하며 이웃과 나눌 것을 적어 나가기에 비움 채움 나눔이다.


지 목사는 “말씀이 삶이 되도록 돕는 구조화된 묵상 방식”이라며 “이전 22년 6개월간 출간해 온 말씀 묵상집 ‘보시기에 좋았더라’를 코로나 때 변형해 지금의 형태로 도입했다”고 전했다. 해설이 담긴 QT집 보다는 성도들 스스로 말씀의 원형을 만나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편견 없이 적용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성락성결교회 성도 대부분은 동네세메줄성경을 묵상하는 소그룹에 소속돼 있으며, 주보엔 매주 묵상 나눔을 실천한 성도들의 기록이 게재된다. 내년 설립 60주년을 맞이하는 성락성결교회는 교회 이름 앞에 ‘말씀삶 공동체’를 붙여서 표기하고 있다.

지 목사는 가칭 ‘사도행전 구하기’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하신 말씀을 비틀어 양적 성장의 근거로 끌어온 교회의 모습을 반성하고 진정한 메시지를 간구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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