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도 “의원직 사퇴”… 극한 정쟁에 흔들리는 미국 의회
케빈 매카시 전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올해 말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0월 같은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이 234년 미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통과돼 의장직에서 물러난 지 두 달여 만이다.
매카시 전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을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봉사하기 위해 하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선출직에 출마할 가장 뛰어나고 총명한 사람들을 모집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민주주의 위기론의 진앙인 연방 의회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매카시 전 의장은 “워싱턴(의회)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미국이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입법(legislation)’보다는 ‘혁신(innovation)’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를 분열시키는 특정 이해집단과 뉴스 미디어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국인들의 선량함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6년 캘리포니아 22선거구에서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매카시 전 의장은 이후 내리 9선에 성공한 중진 정치인이다. 매카시 전 의장은 2010년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에릭 캔터 전 원내대표와 함께 공화당의 방향과 과제를 다룬 책 『영 건스(Young Guns)』를 통해 공화당 지도자들을 비판하며 당 주축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당내 극우 강경파와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리면서 셋 다 의회를 떠나게 됐다.
의장직 사퇴를 주도했던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McLeavin”(매카시 영문명 ‘McCarthy’와 떠나다는 뜻의 ‘Leaving’을 합성한 표현으로 매카시가 떠난다는 뜻)이라고 썼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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