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하이에나" "김기현 환자"...국힘서 "거칠다"한 안철수 말

김다영 2023. 12.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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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면담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안철수 의원이 거칠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껄그러운 관계인 이준석 전 대표는 물론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서도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안 의원은 7일 오후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난 뒤 “혁신은 실패했다”며 “저도 인 위원장님도 의사로서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혁신위를 조기 해체하고 안 의원과의 면담을 요청한 인 위원장을 만나 김기현 대표를 환자에 비유한 것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용산의 잘못된 결정들을 당에서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과 용산의 지지율이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인다”며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게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처음에는 김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전권(全權)을 주겠다고 했는데, 전권이 아니라 무권(無權)”이라며 “전적으로 거부당하지 않았는가”라며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 대표가 전날 인 위원장을 만나 “긴 호흡으로 지켜봐달라”며 혁신안의 즉각 수용을 거부한 것을 겨냥해선 “긴 호흡으로 기다려달라 그러다가 숨 넘어간다”고 직격했다.

안 의원과 김 대표는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당권을 놓고 다툰 경쟁자였다. 당시 경선 레이스 중반까지만 해도 안 의원의 지지율이 더 높았지만 ‘윤안 연대’(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의 연대)라는 표현을 썼다가 친윤계에게 집중 포화를 맞은 뒤 결국 당권 경쟁에서 패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0.16/뉴스1


안 의원은 오랜 앙숙인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서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이준석 신당’ 가능성에 대해 “창당할 확률도 낮게 보고 있고, 성공 확률은 더 낮다“며 “이 전 대표에게 맞는 신당 주제가를 추천해 드리고 싶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있다”고 말했다. 노랫말에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라는 표현이 있어, 이 전 대표를 하이에나로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대구에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전 대표가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의) 당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이 6일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난 대선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거쳐 국민의힘에 합류한 안 의원은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국민의힘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지역구 입지도 안정적이진 못하다. 경기지사 출마 전까지 이곳이 지역구였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안철수 의원에게 양보했다”고 말하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바로 옆 지역구인 분당을 출마를 저울질 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의원이 부산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마찰을 빚은 안 의원은 선거 뒤 이 전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고 ‘제명운동’까지 벌였지만 당내에선 “왜 불필요한 논란에 집중하며 이미지를 소모하고 무게감을 떨어뜨리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친윤계 주류가 혁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안 의원이 다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총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안 의원의 당내 입지가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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