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하이에나" "김기현 환자"...국힘서 "거칠다"한 안철수 말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안철수 의원이 거칠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껄그러운 관계인 이준석 전 대표는 물론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서도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안 의원은 7일 오후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난 뒤 “혁신은 실패했다”며 “저도 인 위원장님도 의사로서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혁신위를 조기 해체하고 안 의원과의 면담을 요청한 인 위원장을 만나 김기현 대표를 환자에 비유한 것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용산의 잘못된 결정들을 당에서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과 용산의 지지율이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인다”며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게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처음에는 김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전권(全權)을 주겠다고 했는데, 전권이 아니라 무권(無權)”이라며 “전적으로 거부당하지 않았는가”라며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 대표가 전날 인 위원장을 만나 “긴 호흡으로 지켜봐달라”며 혁신안의 즉각 수용을 거부한 것을 겨냥해선 “긴 호흡으로 기다려달라 그러다가 숨 넘어간다”고 직격했다.
안 의원과 김 대표는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당권을 놓고 다툰 경쟁자였다. 당시 경선 레이스 중반까지만 해도 안 의원의 지지율이 더 높았지만 ‘윤안 연대’(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의 연대)라는 표현을 썼다가 친윤계에게 집중 포화를 맞은 뒤 결국 당권 경쟁에서 패했다.
안 의원은 오랜 앙숙인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서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이준석 신당’ 가능성에 대해 “창당할 확률도 낮게 보고 있고, 성공 확률은 더 낮다“며 “이 전 대표에게 맞는 신당 주제가를 추천해 드리고 싶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있다”고 말했다. 노랫말에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라는 표현이 있어, 이 전 대표를 하이에나로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대구에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전 대표가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의) 당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대선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거쳐 국민의힘에 합류한 안 의원은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국민의힘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지역구 입지도 안정적이진 못하다. 경기지사 출마 전까지 이곳이 지역구였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안철수 의원에게 양보했다”고 말하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바로 옆 지역구인 분당을 출마를 저울질 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의원이 부산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마찰을 빚은 안 의원은 선거 뒤 이 전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고 ‘제명운동’까지 벌였지만 당내에선 “왜 불필요한 논란에 집중하며 이미지를 소모하고 무게감을 떨어뜨리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친윤계 주류가 혁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안 의원이 다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총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안 의원의 당내 입지가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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