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이재용·최태원과 ASML 방문

임동진 2023. 12.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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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임동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해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선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 부부가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오는 11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1일 암스테르담 도착 직후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고 다음날 12일에는 암스테르담에서 공식환영식, 전쟁기념비 헌화,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국빈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12일 오후에는 암스테르담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가량 떨어진 벨트호벤(Veldhoven)에 위치한 ASML 본사 방문이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은 ASML 본사에서 해외 정상으로는 최초로 '클린룸'을 둘러볼 예정이다.

또한 빌렘-알렉산더 국왕, 베닝크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함께 ASML 본사의 주요 시설을 시찰하고,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은 극자외선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 기업이다.

이 장비 없이는 초정밀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 굴지의 반도체 회사들이 ASML의 장비를 납품받으려고 몇 년씩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 차장은 "대통령이 네덜란드 혁신 현장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우리 정부로서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의 일환으로 화성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서도 우리에게 나름대로의 힌트와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 계기에 총리와의 회담 및 업무 오찬에서도 네덜란드의 첨단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 상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반도체 대화체 신설, 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에는 헤이그로 이동해 상하원의장 합동면담, 총리와의 단독 회담, 공동기자회견, MOU 서명식, 총리 주최 업무 오찬, 리더잘 방문,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 등이 예정돼 있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장소로, 네덜란드어로는 ‘기사의 전당(Hall of Knights)’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후 암스테르담으로 다시 돌아와 참전용사 간담회, 비즈니스 포럼, 답례 문화행사 등을 가질 계획이다.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는 양국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는 양국 간 최초로 개최되는 대규모 비즈니스 포럼으로, 윤 대통령은 그간 양국의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반도체, 무탄소에너지,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양국 기업·기관 간 첨단산업·기술 협력, 원전 협력 등의 MOU 체결도 준비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구축과 더불어,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심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동반자 관계는 1961년 수교 이래 교역투자, 첨단산업뿐만 아니라, 물류, 농업, 과학기술, 교육,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그 협력의 범위가 확대돼 왔다.

이러한 관계 발전 수준을 반영해 작년 11월 루터 총리의 공식 방한 계기 양국 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김 차장은 "앞으로 만들어 나갈 한국과 네덜란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가치의 연대에 기반한 안보협력, 그리고 첨단기술 연대에 기반한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네덜란드는 자유의 수호와 규범기반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북핵,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국방·방산 분야 고위급 교류와 방산기업 간 협력 촉진은 물론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소통 채널 강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이용, 사이버 안보 같은 신흥 안보 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미래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 퀀텀, 인공지능, 스마트농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과 함께 양국 미래세대의 교류와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참여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네덜란드는 유럽으로 오가는 물동량의 50%를 처리하는 유럽 최대 항만 로테르담항을 기반으로 중계무역을 통해 성장한 세계 4위, 유럽 2위의 수출강국이다. 또한, 산학연 협력을 토대로 반도체는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농식품 분야에서 ASML, 필립스, 하이네켄 등의 글로벌 기업을 배출했으며 브렉시트 이후 영국 소재 글로벌 기업 본부가 네덜란드로 이전하면서 유럽시장의 관문으로서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독일에 이어 우리의 제2의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이라며 "양국 교류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점에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국빈 방문을 통해 그간 세 차례의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전환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임동진기자 djl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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