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EU 4년만에 정상회의…시진핑 “모든 간섭 배제”, EU는 “무역 불균형 해소”

권지혜 2023. 12.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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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연합(EU)이 7일 베이징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무역 불균형과 두 개의 전쟁 해법 등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지만 회의 직전 이탈리아가 중국에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탈퇴를 통보하고 EU측 인사들의 방중 일정이 축소되는 등 시작부터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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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개선’ 공감하면서도
무역·전쟁 등 주요 현안 이견 확인
이탈리아, 中에 일대일로 탈퇴 통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24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 차 방중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기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7일 베이징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무역 불균형과 두 개의 전쟁 해법 등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지만 회의 직전 이탈리아가 중국에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탈퇴를 통보하고 EU측 인사들의 방중 일정이 축소되는 등 시작부터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중국과 유럽은 상호 이익과 협력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과 EU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20년 되는 해라고 강조하면서 “양측은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이해를 높이고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도가 다르다고 서로를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고 이견이 있다고 대항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종류의 간섭을 제거하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양측 인민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U의 대중 첨단기술 수출 제한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U는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은 EU의 가장 중요한 무역 동반자이지만 우리는 명백한 불균형과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도 “EU는 투명성, 예측 가능성, 호혜성 원칙에 기반해 중국과의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국가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실상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비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과 보다 진정된 관계를 추구하는 사이 유럽은 더 터프해진다”고 평가했다. 당초 이번 정상회의는 7, 8일에 걸쳐 열릴 것으로 발표됐지만 하루 일정으로 단축됐다. 미셸 상임의장이 다음 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논의할 EU 27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3일 중국에 일대일로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공식 서한을 전달했다고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보도했다. 일대일로 출범 10주년에 이탈리아가 발을 뺀 건 중국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일대일로는 전 세계 150개 이상 국가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개도국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해서 일대일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인 2019년 미국의 반대를 뒤로 하고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일대일로 참여는 실수”라며 탈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일대일로에 참여해 얻은 경제적 혜택이 거의 없다는 점, 주력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 등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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