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으로 수놓은 옷과 손으로 느끼는 전통 무늬', 경기도박물관 두 개의 특별전 개막

유진상 2023. 12. 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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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하반기 출토 복식 특별전, 무장애 특별전 8일 동시 개막
'오늘 뭐 입지?' 17세기의 조선의 다채로운 '오늘의 옷' 소개
'구름 물결 꽃 바람' 다양한 감각으로 느껴보는 전통 무늬
17세기에 살았던 문신 심연(沈演, 1587-1646)의 묘에서 출토된 중국식 관복의 하나인 단령.ⓒ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오는 8일 특별전 '오늘 뭐 입지?'와 '구름 물결 꽃 바람'을 동시에 개막한다. 출토 복식 특별전 '오늘 뭐 입지?'는 박물관이 보존 처리와 연구를 거쳐 처음 공개하는 다양한 17세기 우리 옷을 선보인다. 무장애 특별전 '구름 물결 꽃 바람'은 옛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던 무늬에 담긴 의미와 소망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껴볼 수 있는 전시이다.

특별전 '오늘 뭐 입지?'는 옷을 고르는 행위를 통해 4백 년 전 과거 사람과 지금의 우리 사이를 잇는다. 전시에서는 17세기에 살았던 문신 심연(沈演, 1587-1646)과 부인 전주 이씨(1606-1668), 그리고 그의 할머니 나주 박씨가 공들여 골라 입었던 다채로운 우리 옷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삶을 담은 옷가지'와 2부 '겹겹이 품은 이야기'는 각각 17세기 사대부 여성과 남성의 다양한 복식을 차례로 선보인다. 3부 '무덤에서 박물관까지'에서는 조선시대 옷을 무덤에서 수습하고 연구를 거쳐 재현과 전시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한다.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심연 무덤에서 출토된 습의(수의)를 확인할 수 있는 2부이다. 심연은 조선시대 경기관찰사 등을 역임했던 문신으로, 그가 입었던 100여 점의 옷이 좋은 상태로 무덤에서 시신과 함께 출토됐다. 심연은 8벌의 옷을 껴입은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전시의 2부에서는 그가 입고 있던 옷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유물은 모두 경기도박물관이 청송 심씨 사평공파 문중으로부터 기증받은 200여 점의 복식 중 일부이다. 2017년 사평공파 묘역을 정리하는 과정에 경기도박물관의 학예사가 참여해 복식 등의 유물을 직접 수습했고, 3년여의 보존 처리와 전문가의 연구를 거쳤다. 이번 특별전은 이 유물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첫 자리이다. 일부 유물은 보존을 위해 올해까지만 전시한 후 교체될 예정이다.

함께 선보이는 특별전 '구름 물결 꽃 바람'은 전통 무늬에 담겨 있는 소망을 다룬 전시이다. 우리 문화유산 곳곳에는 옛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던 다양한 무늬가 남아 있다. 전시를 살펴보면 그들이 바랐던 출세와 건강, 장수와 영화가 지금 우리의 소망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전시는 작은 산행을 모티프로 삼아 3부로 구성했다. 1부 '산길의 입구: 작은 풀꽃, 큰 소망'에서는 자연을 닮은 다양한 무늬를 시각과 촉각을 통해 만나며, 그 의미를 찾는다. 2부 '깊은 산속의 잔치: 요지연도'는 서왕모가 열었던 산속의 잔치를 주제로 한다. 박물관이 소장한 '요지연도 8폭 병풍'을 실제 크기로 다시 만들고, 그림 속 무늬들을 촉각 모형으로 구현해 직접 느껴볼 수 있게 전시했다. 3부 '산길의 정상: 너와 나의 바람'은 미디어를 통해 무늬에 담긴 소망을 나눠 보는 자리이다. 촉각의 무늬를 시각으로 구현해 공간을 채우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특별전의 의미를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하루 세 번 전시를 해설하는 도슨트 투어를 운영하며, 시각발달 장애인 및 고령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구름 물결 꽃 바람'은 '2023년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프로그램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을 받아 기획됐다.

무장애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의 번역어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물리적, 심리적 장벽으로부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구름 물결 꽃 바람'은 모두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를 목표로 했다. 전시 전반에 걸쳐 촉각 전시물과 수어 해설, 점자 해설판 등을 다채롭게 사용해 눈이 불편하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도 각자의 방식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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