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18년 동안 배구 여제..팬들은 20년 재위를 원한다

안희수 2023. 12.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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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왼쪽)과 김수지가 팬들이 선사한 신인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맞들고 18주년 기념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OVO 

"정말 오래 하긴 했네요."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프로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남긴 소회다. 지난 2005년 12월 4일 현대건설전에서 V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김연경은 지난 5일 홈(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데뷔 18주년을 맞이했다. 이날 17득점·공격성공률 51.85%를 기록하며 소속팀 흥국생명의 3-0 승리를 이끈 김연경은 경기 뒤 프로 무대 입단 동기이자 초등학교(안산서초)부터 함께 뛰었던 친구 김수지와 함께 팬들로부터 18주년 축하를 받았다. 

김연경은 V리그 데뷔 시즌(2005~06)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득점·공격성공률·서브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소속팀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올랐다.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른 김연경은 이후 정규리그 MVP만 두 번 더 차지했다. 이후 일본 리그를 거쳐 세계 최고의 무대인 터키 리그에 진출해 월드클래스 선수로 도약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둥 역할을 하며 한국 여자배구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끌었다. 그사이 김연경의 이름 앞에는 '배구 여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김연경은 터키 리그 엑자시바시와의 2년 계약이 끝난 2020년 7월, 고민 끝에 흥국생명 복귀를 선택했다. 코로나 팬데믹 탓에 어수선했던 해외 리그 대신 국내 무대에서 뛰며 2020 도쿄 올림픽을 철저하게 대비했다. 김연경은 2020~21시즌 V리그에서도 MVP를 수상하며 건재한 기량을 보여줬다. 이어 2021년 8월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여전히 리그 최고 선수인 김연경. 사진=KOVO

올림픽이 끝난 뒤 한 시즌 동안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소속으로 중국 리그에서 뛴 김연경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에 복귀했다. 정상에 있을 때 선수 생활을 접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우승을 내준 뒤 은퇴를 미뤘다. 그리고 올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그렇게 맞이한 데뷔 18주년. 김연경은 소회를 묻는 말에 "오래 했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20년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취재진 물음에는 "주변에서도 그런 바람을 얘기하시는데, 나이가 적지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그저 올 시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연경은 지난달 12일 현대건설과의 홈경기 승리를 이끈 뒤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취재진이 "팬들은 현재 최고령 선수인 정대영(42) 만큼 뛰길 바랄 것"이라고 전하자 "(정)대영 언니만큼은 뛰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의 은퇴 시기에 말을 아낀 바 있다. 

30대 중반 나이에도 김연경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선수다. 올 시즌도 5일 기준으로 공격종합(성공률) 부문 1위(44.69%)에 올라 있다. 2라운드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후위에 있을 때는 공격 시도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최근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그를 더 많이 활용하는 전술을 주문하며 백어택 득점까지 늘어났다. 앞으로 더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3경기에서 12승(1패)을 거두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더불어 남녀부 14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경기 평균 관중(3873명)을 동원하고 있다. 김연경의 티켓 파워다. 배구팬은 '배구 여제'가 20년 넘게 재위하길 바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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