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EPL 8호골…오언 “그의 플레이는 사랑스럽다”
“상대 골대 앞에서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보여주는 플레이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언제나 정확한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슈팅이 거의 빗나가지 않는다.”
1990년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은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이 황희찬에게 보낸 찬사다. 오언은 6일 아마존 프라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황희찬이 번리를 상대로 터뜨린 골을 언급했다. 오언은 “만약 황희찬이 조금 더 일찍 슈팅했더라면 상대 수비에 가로막혔을 것이다. 그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건 슈팅 직전 아주 잠깐 기다리면서 타이밍을 잡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이날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42분 결승 골을 터뜨려 울버햄프턴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울버햄프턴은 최근 2연패의 부진을 끊어내며 승리를 신고했다. 울버햄프턴은 올 시즌 5승(3무7패)째를 거두며 승점을 18점으로 끌어올렸다. 순위도 한 계단 올라 12위에 자리를 잡았다. 9위 웨스트햄(21점)과의 격차는 3점에 불과하다.
올 시즌 울버햄프턴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 중인 황희찬은 이날도 최전방 공격수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내내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돌파로 번리 수비진을 괴롭혔다.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폭넓은 행동반경을 뽐냈다.
‘킬러 황소’로 진화한 황희찬의 강점이 득점 장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그는 동료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의 패스를 받은 뒤 침착하고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정적 순간에도 긴장하지 않고 상대 수비진의 대응을 살핀 뒤 빈틈을 찾아 창을 꽂아 넣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8호 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대표팀 동료 손흥민(토트넘·9골)과의 격차를 1골로 좁혔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10골)에 이어 한국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득점 랭킹 3위와 4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2도움을 기록 중인 황희찬은 또 번리전 득점으로 정규 리그에서 10개의 공격 포인트(8골 2도움)를 기록했다. EPL 데뷔 이후 처음으로 공격 포인트 두 자릿수 고지에 올랐다. 리그컵에서 기록한 한 골을 포함하면 올 시즌 성적은 9골 2도움이다.
몰라보게 달라진 황희찬의 실력은 골 뿐만 아니라 팀 기여도에서도 드러난다. 번리를 상대로 슈팅 2개와 키패스(결정적인 슈팅으로 이어진 패스) 1개를 기록했고, 두 차례의 볼 경합에서 모두 이겼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클리어링과 태클, 가로채기도 각각 한 차례씩 성공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팬 투표로 결정하는 경기 MVP에 선정됐다. 득표율 83.5%로 팀 동료 다니엘 벤틀리(6.4%)를 큰 격차로 제쳤다. 오언을 포함해 축구 전문가와 미디어는 한 목소리로 찬사를 보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황희찬은 올 시즌 탁월한 득점력을 과시하며 골을 몰아 넣고 있다”면서 “울버햄프턴이 장기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유로스포츠는 “황희찬은 압도적인 스피드를 활용해 무결점 센터포워드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올 시즌 인상적인 마무리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번리전 득점 역시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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