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파’ 겨냥한 도쿄지검 특수부… ‘비자금 의혹’ 본격 수사

송태화 2023. 12. 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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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아사히신문 등은 도쿄지검 특수부가 해당 의혹을 받는 의원들 비서를 상대로 임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일본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칼을 뽑자 자민당 내에선 긴장과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통일교 유착 의혹 등으로 가뜩이나 지지율이 바닥인 기시다 내각은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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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지검 특수부, 아베파 수사 본격화
모금액 조직적 비자금화한 혐의
놀란 기시다, 각 파벌에 파티 자제 당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도쿄 총리 관저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이날 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 아베파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자민당 차원에서 강한 위기감을 갖고 단결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아사히신문 등은 도쿄지검 특수부가 해당 의혹을 받는 의원들 비서를 상대로 임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6일 보도했다.

자민당은 물론 내각 핵심 인사들이 관련된 의혹이어서 일본 정치권을 뒤흔들 수 있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지검은 이날부터 정치자금 모금액을 조직적으로 비자금화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 아베파 의원들의 비서들을 대상으로 임의 진술을 받기 시작했다. 아베파가 ‘파티’로 불리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모금액 일부를 회계 처리하지 않고 비자금화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파벌 소속 의원들은 정해진 모금액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파티권’을 판매하는데, 할당량을 채우면 차액은 리베이트 명목으로 의원들에게 돌아간다. 검찰은 일부 의원들이 이 돈을 수지보고서나 개별 회계처리에 반영하지 않고 비자금으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은 1억엔(약 8억9300만원) 규모로 추정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최소 10명의 아베파 소속 의원이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치자금법은 모금액을 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고치카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같은 수법이 자민당 내에 만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임시국회가 폐회하는 이달 중순 이후 수사를 확대하기 위해 전국에서 파견 검사를 지원받고 있다.

일본 도쿄지검 전경. 연합뉴스


‘일본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칼을 뽑자 자민당 내에선 긴장과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대형 비리 사건을 독자적으로 수사해 거물 정치인을 구속시키고 유죄를 받아내면서 정계의 부패를 도려내는 일을 해왔다.

다만 이번 수사는 도쿄지검이 직접 혐의를 포착한 게 아니라 고발로부터 시작된 만큼 폭발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통일교 유착 의혹 등으로 가뜩이나 지지율이 바닥인 기시다 내각은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당장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2019년부터 2년여간 아베파 사무총장을 지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등도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아사히신문은 “구체적 지시를 내리지 않고 각 파벌에 대응을 맡기는 기시다 총리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는 이날 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자민당 차원에서 강한 위기감을 갖고 단결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소 다로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하기우다 고이치 정조회장 등 당내 간부 8명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아베파에 일정 기간 자숙할 것을 요청하고 다른 파벌에도 파티 자제를 당부했다.

산케이신문은 “총리가 정례 임원회 외에 이들 간부를 모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강한 위기의식을 느낀 기시다 총리가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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