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찾아 떠난 캥거루…경찰에 붙잡히자 '강펀치'

캐나다서 도주 사흘 만에 붙잡혀

캐나다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캥거루가 자신을 잡으러 온 경찰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반항했지만 결국 나흘 만에 붙잡혔다.

캐나다 CBC 방송 등의 4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 암컷 캥거루는 지난달 30일 오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샤와의 한 동물원에서 탈주했다.

4일(현지시간) 더럼 지역 경찰관이 온타리오주 오샤와에서 도주극을 벌인 캥거루를 붙잡고 있다. [사진 출처=더럼 지역 경찰]

4살짜리 이 캥거루는 새끼와 함께 퀘벡의 다른 동물원으로 이동하던 중 해당 동물원에 잠시 쉬기 위해 들렀다가 조련사의 손을 벗어나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탈출 다음 날부터 소셜미디어에는 오샤와의 길거리를 껑충거리며 뛰어다니는 이 캥거루의 모습을 찍은 영상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당시 동물원 관계자들은 지금 같은 영하의 날씨에 계속 노출될 경우 캥거루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온타리오 주 당국에도 캥거루 포획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출처=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주말 동안 자유를 누린 이 캥거루는 4일 새벽 3시께 교외 지역을 순찰 중이던 지역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관들은 조련사에 연락한 뒤 캥거루 검거에 나섰다. 훈련받은 대로 캥거루의 꼬리를 붙잡아 포획에 성공했다.

특히 캥거루는 생포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의 얼굴에 '펀치'를 날리며 반항했다고 지역 경찰관 크리스 부알로 경사가 CBC 토론토 방송에 전했다.

붙잡힌 캥거루는 의료진의 처치를 받았으며 오샤와의 동물원에서 며칠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영국 일간 더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캥거루는 호주에서 주로 서식하는 붉은캥거루로 추정된다.

캥거루는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다른 동물이나 사람과 싸움이 붙으면 싸움꾼이 된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긴 꼬리로 몸을 지지한 채로 두 뒷다리를 한꺼번에 땅에서 띄워 날리는 발차기며, 앞다리를 주먹처럼 쥐고 날리는 위력적인 펀치도 유명하다.

크리스 경사는 CBC 방송에 “캥거루 주먹에 얼굴을 맞은 경찰관과 그 동료들은 앞으로도 이번 일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며 웃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