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비켜" 메타-IBM, AI '오픈소스' 연합 형성

정현진 2023. 12. 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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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AMD·NASA 등 참여
기술개발·리스크 공동대응

메타플랫폼과 IBM, 인텔, AMD 등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으로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연합을 구축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기술과 관련해서는 기밀을 유지했던 주요 AI 기업과 상반된 행보로, 이를 통해 새로운 AI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IBM과 메타는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57개 기업과 단체 등이 모여 'AI 얼라이언스(AI Alliance)'를 구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합에는 IBM과 메타를 비롯해 인텔, AMD, 오라클, 델 테크놀로지스, 소니그룹 등 대형 기술 기업과 사카나AI, 사일로AI, 스태빌리티AI 등 AI 기업이 참여했다. 또 예일대, 코넬대, 다트머스대, 예루살렘 히브리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도쿄대, 게이오대 등 대학과 미 항공우주국(NASA), 국립과학재단(NSF) 등 미국 정부 기관도 동참했다.

AI 얼라이언스는 AI 기술을 개방된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AI 기술이 공개적으로 많은 주체가 참여해 개발돼야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고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하며 이로 인해 발생할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완화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게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이 AI 기술 개발과 관련해 기밀을 구축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에 반해 메타가 지난 2월부터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AI 기술을 개발해왔다. 메타와 비슷한 니즈가 있는 기업과 관련 스타트업, 연구 단체, 정부 기관을 하나로 모아 생태계 구축에 힘을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메타는 지난 2월 자체 LLM인 '라마(Llama)'를 출시하면서 관련 기술을 대중에 공개했다. 처음 공개 시에는 상업적 사용은 허용하지 않았으나 이후 다섯 달 뒤인 지난 7월 라마2를 공개하면서 무료로 연구나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를 모두 오픈소스로 제공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라마2 공개 당시 "생태계가 개방될수록 더 많은 진전이 가능할 거라 믿는다"면서 "그것이 바로 오픈소스 모델인 라마 2를 내놓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가 공개되면 더 많은 사람이 이를 세심하게 살펴 잠재적으로 발생할 이슈를 식별하고 수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메타의 행보를 본 IBM이 지난 8월 메타와 접촉, AI 얼라이언스 구축에 대한 제안을 내놓으면서 논의는 시작됐다.

다리오 길 IBM 수석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솔직히 지난 1년간 AI 관련 전반적인 논의에 불만족스러웠다"며 "AI 모멘트가 만들어내는 생태계의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의 미래가 2개, 3개, 혹은 5개 기관에 의해 결정될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면서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개방된 혁신에 세계가 베팅할 만하다고 확신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I 얼라이언스는 우선 AI 안전 및 모델 검증을 위한 도구를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신들은 AI 얼라이언스의 등장이 챗GPT 출시 1년이 지난 시점에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연합에 참여한 대부분의 기업이 자체 AI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픈AI와 MS에 비해 큰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AI 주도권 경쟁에서 한발 밀린 기업들이 더 늦기 전에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한 방편으로 AI 얼라이언스를 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오픈소스로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AI 관련 규정이 미비하고 기술 자체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오픈소스가 자칫 더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소스를 활용해 스팸이나 금융사기, 가짜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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