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모임 참석 논란에 원희룡 "신앙 간증하러 갔다"
[곽우신, 조혜지, 남소연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남소연 |
"(전광훈 목사와) 만나지도 않았다."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원 장관이 "4일 저녁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 참석했다"며, 이 행사를 "전광훈 목사 중심의 보수 기독교 집회"이라고 보도했다. "후임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첫 행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소위 '태극기 부대'로 상징되는 강성 보수 성향의 전광훈 목사는 이전부터 국민의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라며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인천 계양을 대결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출마를 앞두고 보수 표심 다지기에 나선 셈이다.
전광훈과 보수통합? 원희룡 "전혀 아냐... 내 시선은 중도 바라봐"
하지만 5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그는 "신앙 간증을 하러 다녀온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원 장관은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 측에서, 경북 지역의 각 지역 장로연합회에서 모이는데 간증을 좀 해달라고 그랬다"라며 "제가 기독교인이지 않은가? 그래서 제가 신앙 간증을 하러 다녀온 것이다"라고 답했다. "거기에 누가 어떤 내용으로 하는지는 자세히 잘 모르고 갔다"라며 전광훈 목사 중심이었는지 몰랐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는 소위 '알박기' 논란을 일으키며,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과 부지 갈등을 빚어오기도 했다. 혹시 국토교통부 장관인 원희룡 장관에게 전 목사의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도 물었으나, 원 장관은 "(전 목사를) 만나지도 않았다. 저는 거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도 못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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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보수통합'의 대상에 전광훈 목사도 포함되는지 질문이 나왔다. 원 장관은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준석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수통합'을 여러차례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전혀 아니다"라며 "대선 때 우리가 정식으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함께했던 정치 연합이 있지 않으냐?"라고 되물었다.
원 장관은 "집권연합보다 국정연합이, 한 사람이라도 더 넓어지고 또 한 계층이라도 더 넓어지는 게 보다 좋은 정치이고 보다 더 나라가 잘 되는 길"이라며 "저의 시선은 어떻게 보면 보다 중도 쪽을 바라보고 있지, 보수 내 여러 집단들에 대해서 제가 굳이 더 추가적으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대선 때는 뭉쳐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보면 흩어지거나 좀 멀어진 이 부분들을 우리가 어떻게 복원해 나갈 것인가? 그 부분에 가장 치열한 우리 혁신의 고민이 있어야 된다"라며 "그런 점에서 혁신위가 통합, 헌신, 미래라고 혁신의 큰 갈래를 잡았는데, 그 방향성은 저는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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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토위 일부 상임위원들은 총선 출마를 예고한 원 장관에게 마지막 현안 질의를 던졌다. 야당인 민주당은 현재 진행형인 전세사기 피해 구제책과 서울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특히 이 자리에서 원 장관에게 "(장관에게 하는) 마지막 질문"이라면서 전세사기 피해 구제 부진·화물차 안전운임제 일몰·서울 양평 고속도로 교착 상황 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특히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안전 문제였는데 대안 마련 없이 백지화하고 방치했다. 이에 대해 사과 한 마디 없이 장관직을 내려 놓는 것이냐?"고 따졌다.
원 장관은 이에 "일방적인 주장"이라면서 "표준운임제를 법안으로 제시했는데 국회에서 논의가 안 돼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토부 현안을 둘러싼 야당 측과 원 장관의 공방은 전체회의 종료 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회의 종료 후에도 원 장관은 "후임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정식으로 취임하는 그 시각까지 단 1분의 공백도 없이 국무위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게 기본 도리"라며 "장관직을 마치게 되면 원래 국민의힘에 소속돼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다시 당과 상의해서 앞으로의 일들을 논의하고 정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저는 2000년, 30대에 정치에 입문해서 민주당과 5번 선거를 치러서 져본 적은 없다"라며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대표 선수로 가장 많이 나섰던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 국정을 위한 국민의 지지와 세력의 연합을 이루기 위한 정치 분야에서의 책임을 나름대로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어떤 헌신과 희생이라 할지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해야 되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하기 힘든 일이라면 오히려 더 앞장서야 되는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저 자신의 유불리라든지 아니면 저 자신의 울타리만을 고수하는 그런 생각은 저 자신부터 버릴 생각"이라고 '희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상 험지 출마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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