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범수에겐 결자해지의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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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6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아지트 앞에 카카오 노동조합원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 달 넘게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있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만나기 위해 새벽길을 나섰다.
김정호 총괄의 내부 경영실태 외부 폭로는 스스로 환부를 도려내지 못하고 있는 김범수 센터장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김범수 센터장은 경영 쇄신을 이유로 '준법과 신뢰위원회'라는 외부 감시 기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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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6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아지트 앞에 카카오 노동조합원 10여명이 모였다. 영하의 날씨 탓에 빨갛게 물든 조합원 손에는 ‘경영쇄신’이 적힌 팻말이 들려있었다. 이들은 한 달 넘게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있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만나기 위해 새벽길을 나섰다. 하지만 2시간이 넘는 기다림에도 조합원 앞에 김범수 센터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카오가 안팎으로 위기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에 이어 이번엔 경영진의 방만 경영 논란이 터졌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폭로가 발단이 됐지만, 이미 수년 전 예견된 사태다. 2021년 류영준 카카오 대표내정자(당시 카카오페이 대표)의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먹튀 사태’를 비롯해, 최근 재무 담당자의 법인카드 남용사건까지 전조가 수두룩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항상 김범수 센터장의 최측근이 있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자율경영’이다. 자신이 믿는 측근을 주요 요직에 놓고, 그들의 ‘자율경영’에 회사를 맡겼다. 하지만 ‘자율’은 곧 ‘방만’이 됐다. 결국 이 모든 논란은 김범수 센터장이 자초한 것이다. 그럼에도 김범수 센터장은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자신은 더 이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발을 뺐다.
김정호 총괄의 내부 경영실태 외부 폭로는 스스로 환부를 도려내지 못하고 있는 김범수 센터장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 이전의 조사 담당 임원이 ‘카카오 카르텔’에 의해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호 총괄은 최근 경영진의 비위 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욕설 논란에 휩싸였는데, 조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카카오 카르텔'의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SNS를 통해 폭로를 이어가던 김정호 총괄은 4일 비상경영회의를 앞두고 만난 기자에게 더 이상의 폭로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센터장에게 결자해지 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김범수 센터장은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노조는 수년 전부터 방만 경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김범수 센터장과의 만남을 요구했다. 이제는 만날 때이다. 최근 김범수 센터장은 경영 쇄신을 이유로 ‘준법과 신뢰위원회’라는 외부 감시 기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외부 인사로만 구성된 탓에 정작 카카오 내부 목소리는 듣기 어렵다. 그가 주재하는 카카오 비상경영회의는 측근들로 구성돼 있다. 이대로라면 환부를 도려 낼 적기를 놓치게 될지 모른다.
영하의 날씨에도 노조는 매주 김범수 센터장과의 만남을 요구하는 시위를 할 계획이다. 이번 겨울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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