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걷어 160만원 지급 …과잉진료에 보험료 인상 불가피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 지난해보다 올라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올 상반기 150%를 넘으면서 손해보험사들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내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 전사에서 취합한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2%로 작년(118.9%)보다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19년 2조 5000억원, 2020년 2조 5000억원, 2021년 2조 8000억원, 2022년 1조 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출시된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작년 131.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156.6%로 뛰었다. 보험사가 100만원을 받으면 160만원가량이 보험금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가장 최근인 2021년 출시된 4세대 손해율 역시 작년 89.5%에서 올해 115.9%로 올랐다.
반면 1세대 손해율은 작년 124.9%에서 올해 121.5%로, 2세대는 작년 111.5%에서 올해 110.7%로 점차 안정화하는 추세다. 대법원 판결 이후 백내장 과잉 수술 관련 심사기준이 강화되면서다.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원인은 과잉진료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가 꼽힌다.
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4개 보험사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주요 비급여 항목별 지급보험금 추이를 보면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물리치료는 연평균 19.3% 증가했다.
영양제 등 비급여 주사제(암 환자 제외)에 지급된 보험금도 연평균 20.2% 증가했다. 이외에도 발달 지연(59.6%), 재판매 가능 치료재료(48.8%), 여성형 유방증(56.0%) 등의 항목에 지급되는 보험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작년 한 해 이들 6개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은 1조6163억원으로 2018년(7242억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에서 가격과 횟수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과잉진료를 낳는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비급여 도수치료의 가격 편차는 최소 6배(중간가격 10만원, 최고가격 60만원)에 이른다.
손해율 악화에 따라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손해율이 안정되고 있는 1세대 보험료는 일부 인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평균 보험료가 내려간다고 해서 개인의 보험료가 모두 인하하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마다 인상·인하율이 다르고 연령에 따른 보험료율 조정도 받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위험률이 반영돼 보험료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설계됐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보험료를 1% 내려도 연령 상승에 따른 보험료 조정 인상 폭이 2%인 가입자는 보험료가 올라간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1세대 실손뿐 아니라 그 이후 나온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보험료도 내년에 소폭 인상되거나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2세대 실손보험은 가입자는 1900만명으로 가장 많다. 이 보험 역시 백내장 수술비를 일부 보장하고 있다. 2세대 손해율은 2020년 130.4%에서 2021년 129.7%, 지난해 111.5%로 내려갔다.
다만, 2017년 이후 판매된 3세대 실손보험료는 내년에도 두 자릿수로 오를 전망이다. 2019년 99.4%에서 202년 104.3%, 2021년 116.4%, 지난해 131.4%로 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1년 이후 상품인 4세대는 출시 후 5년이 아직 안 돼 내년에도 동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연말에 1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보험료 정상화가 불가피하다"며 "1세대는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형사 위주로 인해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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