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이었던 밴쿠버의 운명을 바꾼 것 [가자, 서쪽으로]
[김찬호 기자]
이번에도 비행기를 타고 더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캐나다의 서쪽, 밴쿠버로 향하는 길입니다. 토론토에서 밴쿠버까지는 비행기를 타고서도 5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였습니다.
밴쿠버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습니다. 물론 밴쿠버는 서부 최대의 도시입니다. 하지만 도시권 인구는 240만 명 정도로, 560만 명의 인구를 가진 토론토 도시권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물론 몬트리올보다도 작은 규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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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로 향하는 비행기 |
| ⓒ Widerstand |
캐나다 원주민은 현재의 밴쿠버 지역에 약 1만 년 전부터 거주했다고 합니다. 처음 유럽인이 이 땅에 닿은 것은 19세기 초의 일이었죠. 그리고 밴쿠버를 비롯한 캐나다 서부 도시의 인구를 폭발적으로 확장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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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에 유럽인이 처음 정착한 가스타운과 증기 시계 |
| ⓒ Widerstand |
캐나다는 독립 직후부터 서쪽으로의 영토 확장을 계획했습니다. 1870년에는 매니토바 주와 노스웨스트 준주를 획득했죠. 당시 노스웨스트 준주의 영토는 지금의 서스케처원과 앨버타 주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캐나다의 서부 확장에 남은 마지막 단추는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였습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는 여전히 영국의 직할 식민지였고, 영국의 태평양 함대가 주둔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죠.
하지만 브리티시 컬럼비아 식민지의 재정 상황은 결코 좋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독립했고, 캐나다도 자치령이 된 상황에서 영국이 아메리카 식민지에 줄 수 있는 지원은 많지 않았죠. 브리티시 컬럼비아는 미국이나 러시아의 위협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 자치령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측에 파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가 연방에 가입하면 모든 부채를 캐나다 연방정부가 갚아주고, 영국 해군 기지도 유지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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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의 바다 |
| ⓒ Widerstand |
캐나다 대륙횡단철도는 1885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철도가 연결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캐나다라는 연방의 각 주는 서로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철도의 건설이 캐나다라는 하나의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철도가 밴쿠버에 남긴 흔적도 있습니다. 골드 러쉬와 철도 건설을 거치며, 캐나다 서부에는 중국계 이주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유입됐습니다. 이것은 미국 서부의 중국계 이민자 유입과 아주 유사한 현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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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의 철도 |
| ⓒ Widerstand |
하지만 결국 이민자의 커뮤니티는 살아남았습니다. 지금도 밴쿠버에는 거대한 차이나타운이 남아 있고,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홍콩 반환 이후에는 홍콩계 이민자들이 다수 캐나다로 넘어오기도 했죠. 남아시아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더 다양한 지역의 이민자들도 밴쿠버에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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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의 바다 |
| ⓒ Widerstand |
서쪽으로 나아가던 캐나다의 역사도, 이민자의 나라가 된 캐나다의 역사도 모두 밴쿠버에는 남아 있었습니다. 태평양에 접한 이 서쪽 끝의 도시에는, 캐나다라는 나라의 역사가 더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그 역사를 따라, 저도 더 서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개인 블로그, <기록되지 못한 이들을 위한 기억, 채널 비더슈탄트(CHwiderstand.com)>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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