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음악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스튜디오 지브리 대표 음악감독의 답
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의 권위자이자 해부학자인 요로 다케시가 나눈 이야기를 담은 대담집이다. 히사이시 조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하는 무수한 명작의 음악감독. 두 사람은 ‘인간은 왜 음악을 만들고 예술과 감각은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대주제 안에서 음악을 비롯해 예술, 과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곤충의 생태 등을 폭넓게 아우른다. 히사이시 조가 지향하는 음악과 작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 작업 과정의 내밀한 사유들도 엿볼 수 있다.

소리나 음악을 귀로만 듣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몸의 다양한 부분에서 진동을 감지하기 때문에 반드시 귀로만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닙니다. 귀는 외부 세계를 포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내부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지요. - p.45 「제1장 음악에 감동하는 인간」 중에서
저는 음악에서 그런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전화 버튼을 몇 개 누르면 쉽게 받을 수 있는 음악에는 마음이 담기지 않지요. 금방 질리고 말 거예요. 무엇이든 그렇지만, 스스로 움직이고 노력해서 얻어낸 것은 쉽게 버리거나 그만둘 수 없어요. 처음에는 다운로드해서 들어도 좋으니, 그것을 계기로 그 뮤지션의 팬이 되어 CD를 사고, 콘서트가 언제 어디에서 있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표를 사고, 들으러 가기를 바랍니다. 음악을 가장 감동적으로 듣는 방법은 그렇게 스스로 노력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그 음악은 잊을 수 없게 되지요. - p.103 「제2장 감수성이 움트는 감각의 토양」 중에서
음 하나를 시간 속에 톡, 놓습니다. 거기서 여러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시간 속에 음악을 구성하는 건축 작업이 시작된 순간부터 쭉 객관적인 대상으로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음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지만요. 그런 점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시간 속에 객관적으로 구축한 걸작이기에 시대를 넘어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이 될 수 있었다고 봐요. - p.127 「제3장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그 ‘진짜배기’를 추구하는 길을 어느 정도 나아가다 보면, 내가 만들어 내고 내가 소리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최고의 해답, 필연적으로 모든 조각이 제자리에 딱 들어맞는 해답이 반드시 있고 나는 그것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요. 그건 이 요소를 이곳에 놓으면 반드시 이런 전개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리주의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선택하는 주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무언가 최적의 해답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것에 다다르기 위해 철저히 노력하고 고생하는 것은 역시 다르다고 보거든요. 그렇게 보면 작곡가라고 해도 자신의 감성에 의존해서 곡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하면 무엇이 달라지고 또 무엇이 달라지고…. 생각하며 탐색하는 작업이지요. - p.226 「제5장 공감과 창조」 중에서
요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요. 그러나 주어진 재료가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으로 평생 작품을 그려 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해 봤자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드는 일도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지요. 설령 싸구려 캔버스와 지저분한 물감밖에 없더라도 그것으로 최대한 그려 내야 하는 것이 일생이라는 작품이에요. 옛날 사람들은 자신에게 그런 과제가 있다는 느낌을 암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것이 수행 같은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 p.236 「제6장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 중에서
사람은 변하는 존재라는 전제를 세우면 지금 이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여길 수 있을 거예요.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를 겁니다. 달라도 괜찮고요. 직업이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인생은 작품이고 자신은 그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면 그런 예술가의 삶 속에서 무언가 참고할 만한 것,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p.239 「제6장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 중에서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 히사이시 조·요로 다케시 지음 | 이정미 옮김 | 현익출판 | 272쪽 | 2만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 김소영, 걔 아니야?"…신상공개 되자 증언 쏟아졌다
- "주식시장 역대급 대폭락 시작…당장 '이것' 꼭 사야"…부자아빠 경고
- 구독자 1명에 '35억 아파트' 선물한다는 유튜버…다음은 갤러리아포레?
- '왕사남' 신드롬에 장항준도 돈방석?…어마어마한 인센티브에 '관심'
- '화장실 몰카' 찍다 잡힌 충북 장학관, 몸에 소형 카메라 3대 더 있었다
- "커피 마시고 산책 좋았는데"…40대 '파이어족' 사무직으로 돌아갔다
- "갤럭시 쓰는 남자 싫어"…프리지아 발언에 '핸드폰 계급' 재점화
- 결국 잘린 놈… "대통령이 '살인 말벌'처럼 화났더라" [World Photo]
- 지하철타는 서민이 벤츠 차주 보조?…석유 최고가격제 불공정 논란
- 파리 한복판서 인파에 포위된 제니, 악성 루머에 결국 소속사 칼 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