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금융 인플루언서가 홍콩 주식 추천?… 사기 피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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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A씨는 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명 핀플루언서(금융 분야 인플루언서)가 운영한다는 단체 채팅방에 초대를 받았다.
채팅방 운영진은 홍콩 주식 매수를 추천하며 매매 내역이 담긴 화면을 찍어 인증하도록 했다.
유명 핀플루언서도 아니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명 핀플루언서를 사칭한 이들이 홍콩 주식을 사도록 유도한 뒤 폭락시키는 불공정거래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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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세력 소행… 국내법 규제 어려워
개인 투자자 A씨는 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명 핀플루언서(금융 분야 인플루언서)가 운영한다는 단체 채팅방에 초대를 받았다. 채팅방에는 이미 120여명이 들어와 있었다. 채팅방 운영진은 홍콩 주식 매수를 추천하며 매매 내역이 담긴 화면을 찍어 인증하도록 했다. 주가는 그들의 말처럼 치솟았다. 하지만 어느 날 예고 없이 주가는 폭락했고 채팅방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유명 핀플루언서도 아니었다. 사진을 도용해 사칭한 것이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명 핀플루언서를 사칭한 이들이 홍콩 주식을 사도록 유도한 뒤 폭락시키는 불공정거래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들이 추천한 홍콩 주식은 지신(ZHIXIN)그룹과 굉기(WAN KEI)그룹 등이다. 이들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JP모건이 해당 종목을 매수할 예정이라는 등의 내용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매수를 유도한 뒤 주가가 오르면 미리 사뒀던 주식을 팔아 치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채팅방에 있었던 한 투자자는 “초반에 수익을 얻으면서 이들의 말에 속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홍콩 종목은 지신그룹으로, 5242만달러(약 680억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굉기그룹도 997만달러(약 129억원) 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는 지신그룹과 굉기그룹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종목이다.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도 않다. 더구나 지신그룹의 시가총액은 1700억원, 굉기그룹은 21억원 수준이다. 적은 돈으로도 주가를 조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종목은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올랐다가 2~3일 안에 폭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신그룹의 경우 6월 23일 종가 기준 주당 10.10홍콩달러까지 올랐지만 7월과 8월, 11월 세 차례 크게 하락하며 이날 기준 1.36홍콩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문제는 국내 금융당국이 이들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에 거점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 사기 세력들이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으로 사기를 저지른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 대해서만 권한을 갖고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 사각지대인 셈이다.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 수사를 요청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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