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반나절’은 몇 시간일까?

입력 2023. 12. 4. 00:02 수정 2023. 12. 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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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독자분께서 질문을 해 오셨다. ‘한나절’과 ‘반나절’의 구분이 헷갈린다는 것이었다.

우선 ‘나절’부터 시작해 보자. ‘나절’은 하룻낮의 절반쯤 되는 동안이다. 그렇다면 ‘한나절’은 하룻낮의 절반이다. 즉 하룻낮을 12시간으로 본다면 ‘한나절’은 6시간이 된다. ‘반나절’은 ‘한나절’의 반이므로 3시간이 된다. 너무나 단순하고 쉽다.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과거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렇게 풀이돼 있어 오해하거나 헷갈릴 여지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11년 국립국어원은 언어 현실을 반영한다면서 ‘한나절’의 의미에 ‘하룻낮 전체’라는 내용을 추가한다. 그리고 ‘반나절’은 ‘한나절의 반’ 또는 ‘하룻낮의 반’이라고 풀이한다. 여기에서 대혼란이 발생한다.

‘한나절’은 기존처럼 6시간도 되지만 하룻낮 전체인 12시간도 된다. 그리고 ‘반나절’은 3시간도 되고, 6시간도 된다. KTX가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생활권은 차를 타고 가서 일을 보고 돌아오는 시간까지 포함하므로 왕복 5~6시간 정도의 거리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KTX가 얘기하는 ‘반나절’은 6시간인 셈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나절과 한나절·반나절이 모두 6시간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이때는 셋이 동의어가 된다.

이렇게 의미가 확장되고 중첩된다면 ‘한나절’ ‘반나절’은 시간 개념으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확한 시간을 나타내려면 ‘한나절’ 대신 6시간·12시간, ‘반나절’ 대신 3시간·6시간 등의 표현을 써야 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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