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아스널전 풀타임+무득점+황당 경고…울브스는 1-2 석패 [PL 리뷰]

김현기 기자 2023. 12. 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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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희찬이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소속팀 울버햄프턴이 강호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에서 석패했다.

울버햄프턴은 3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전반 초반 내준 두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1-2로 졌다.

직전 경기 풀럼전에서 2-3으로 졌던 울버햄프턴은 4승 3무 7패(승점 15)를 기록하며 13위를 차지했다. 아스널은 10승 3무 1패(승점 33)가 되면서 한 경기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29)와의 간격을 4점 차로 늘렸다.

◆아스널 만나면 꼼짝 못하는 울브스

울버햄프턴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아스널 상대 최근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 아스널 원정에서 0-5 참사를 당하기까지 했다. 지난 2021년 2월 2-1 승리 이후 약 34개월 만에 승리를 노리는 셈으로, 황의찬을 앞세워 설욕전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아스널이 도미야스 다케히로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한일전이 성사됐다.

원정팀 울버햄프턴은 3-5-2 전형을 꺼내들었다. 조세 사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토티 고메스,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이 백3를 형성했다. 우고 부에노와 넬송 세메두가 좌우 윙백을 맡으며, 중원엔 토미 도일, 부바카르 트라오레,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배치됐다. 최전방 투톱 라인엔 마테우스 쿠냐와 황희찬이 이름을 올렸다.

홈팀 아스널은 4-3-3으로 나섰다. 다비드 라야가 골문을 지키고, 올렉산드르 진첸코,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도미야스 다케히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레안드로 트로사르, 데클란 라이스, 마르틴 외데고르가 맡고, 최전방에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가브리엘 제수스, 부카요 사카가 울버햄프턴 골문을 노렸다.

전력 면에서 열세인 울버햄프턴은 아스널을 상대로 베스트 11을 가동하지 못했다.

이날 울버햄프턴 주전 선수인 페드루 네투(햄스트링), 라얀 아이트누리(발목), 주앙 고메스, 마리오 르미나(이하 경고 누적)는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아스널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지난 10월 29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10라운드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은 네투는 그라운드에 복귀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윙어 네투는 올시즌 10경기에서 1골 7도움을 기록하며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프턴 공격을 이끌고 있다.

울버햄프턴을 이끄는 게리 오닐 감독은 아스널 원정을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네투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 선수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고 있다. 잘 진행되고 있지만 아스널전에 경기를 뛸 수는 없다"라며 네투의 복귀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울버햄프턴 에이스 황희찬은 또다시 선발로 출격하면서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달성했다. 올시즌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13경기에 나와 7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고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 넣으면서 시즌 8호골을 기록 중이다. 시즌 두 자릿 수 공격포인트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풀럼과의 13라운드에서도 황희찬은 페널티킥으로 리그 7호골을 터트리면서 프리미어리그 공동 5위에 안착했다.

아스널전 앞두고 올시즌 황희찬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는 엘링 홀란(14골·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10골·리버풀), 손흥민(8골·토트넘 홋스퍼), 제로드 보언(8골·웨스트햄 유나이티드)까지 단 4명밖에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3년 차를 보내는 중인 황희찬은 지난 시즌까지 아스널을 상대로 2번 만나 1골을 터트렸는데, 이 득점은 지난 2022년 2월에 나왔다.

◆ 전반 초반 2실점…무너지는 듯 했던 울브스

하지만 이번에도 울버햄프턴에 강한 아스널의 면모가 여지 없이 드러났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기선을 제압해싸.

사카가 오른쪽 측면에서 원정팀 선수 2명을 제친 뒤 안쪽으로 볼을 배달했고, 가브리엘 제주스와 도미야스 다케히로를 거쳐 다시 사카가 잡았다. 도미야스 패스 때 볼이 울버햄프턴 선수를 맞고 묘하게 사카 앞으로 흘렀고 그는 오른발로 차 넣어 일찌감치 홈팀에 리드를 안겼다.

사카의 이번 골은 아스널이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전반 15분 안에 터트린 골이 됐다. 아스널은 내친김에 한 골을 더 넣었다. 전반 13분 사카가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편으로 길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어 진첸코와 제주스가 왼쪽 측면에서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울버햄프턴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진첸코가 컷백 패스를 내줬고 이 때 외데가르드가 왼발 슈팅을 날려 사가 꼼짝 못하는 골이 되고 말았다.

원정팀은 설상가상으로 골키퍼까지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반 초반부터 허리 쪽을 만지며 불편함을 호소했던 사가 전반 23분 결국 교체아웃된 것이다. 결국 치료 끝에 대니얼 벤틀리가 들어갔다. 벤틀리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출전을 이뤘다.

전반 25분엔 벨레가르드가 진첸코와의 경합 도중 볼을 손으로 제어하려다가 주심에 들켜 옐로카드를 받는 어이 없는 행동도 저질렀다.

이후에도 공세를 취한 쪽은 패스워크로 무장한 아스널이었다. 왼쪽에서 마르티넬리가 치고 들어가 슈팅을 날렸으나 막혔다. 흘러나온 공을 트로사르가 마무리했으나 역시 수비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전반 36분에도 아스널은 몰아쳤다. 이날 첫 골을 도운 일본인 수비수 도미야스가 사카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사카가 반대편으로 뛰어가는 마르티넬리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줬다. 마르티넬리 슛과 라이스의 슛이 이어졌으나 3번째 골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스널은 전반 끝나기 전 킬먼의 패스미스를 틈 타 공세를 강화했다. 외데가르드가 침투하는 제주스에게 완벽한 패스를 넣어줬다. 제주스의 슈팅이 다소 약하게 처리되면서 골키퍼 벤틀리에 잡혔다.

황희찬에게도 행운의 기회가 올뻔했다. 골킥이 바로 부바카르에게 향했고 그가 부바카르가 벡헤더로 황희찬을 향해 패스를 보냈다. 진첸코와 마갈량이스가 겹치면서 진첸코 백패스가 다소 짧았다. 황희찬이 속도를 살려 달린 뒤 발을 뻣어봤지만 이날 골문을 지킨 라야가 앞섰다.

◆울브스 추격골+황희찬 어이 없는 경고

후반에도 흐름은 아스널 쪽이었다. 도미야스가 후반 3분 오른쪽 오버래핑으로 크로스를 올린 뒤 제주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졌고 곧장 항의했다. 킬먼이 자신의 손을 잡아당겼다는 뜻이었다.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다만 아스널은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치른 터라 후반 들어선 조금씩 지친 기색을 보였다.

이에 울버햄프턴도 반격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황희찬도 슈팅을 했다. 후반 5분 고메스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가 뒤로 연결되면서 진첸코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다만 볼이 멀리 흐르지 못했고 황희찬이 오른발 발리 슛을 시도했는데 제대로 맞지 않았다. 후반 8분엔 쿠냐가 직접 전진했다. 라이스를 스피드로 제친 뒤에 슈팅을 날렸으나 라야가 쳐냈다.

울버햄프턴은 추격골을 위해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17분 부에노 대신 매트 도허티, 벨레가르드 대신 파블로 사라비아가 투입됐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따로 불러 전술적인 지시도 내렸다.

아스널도 선수를 바꿨다. 후반 23분 제주스 대신 에디 은케티아가 등장했다. 황희찬은 이후 다시 공격 속도를 높였다. 후반 24분 마갈량이스가 역습으로 나서는 황희찬을 저지하려다가 경고를 받는 일도 있었다. 아스널은 후반 33분 마르티넬리를 빼고 이적료 1000억원에도 기량이 시원치 않아 논란이 되고 있는 카이 하베르츠가 나섰다.

이후 아스널은 오른쪽 다리에 통증 호소하는 일본인 수비수 도미야스를 빼고 벤 화이트를 넣었다. 울버햄프턴을 뒤늦게 만회골을 터트렸다.

후반 41분 진첸코가 볼처리 안이하게 한 것을 세메두가 가로챘다. 공이 쿠냐에게 향했고, 쿠냐의 슈팅은 그대로 아스널 골망을 출렁였다. 그래도 후반 추가시간 감안하면 10분 정도의 시간은 있었다.

아스널이 후반 42분 외데가르드의 환상적인 침투 패스로 은케디아가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그가 날린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승부에 쐐기 받을 기회를 놓쳤다.

울버햄프턴은 이후 역습을 감행했는데 황희찬이 이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황희찬이 공 갖고 전진하다가 넘어졌다. 주심은 황희찬이 상대 반칙을 유도하는 시뮬레이션 행동했다는 판단 아래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황희찬도 인정은 했다.

◆아스널 러브콜설, 황희찬은 평범했다

아스널전에서 90분을 다 뛴 황희찬은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에서 평점 6.6점을 받았다. 선발로 나선 울버햄프턴 선수들 중에선 중간 위치인 5위를 차지했다. 이날 황희찬은 25개의 패스를 뿌려 19개를 성공시켜 성공률 76%를 기록했다. 슈팅을 2개 날렸으나 득점하지 못했고 유효슈팅은 하나였다. 드리블은 2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지상 볼경합에선 8번을 시도해 5번 성공했다.

울버햄프턴 선수들 중에선 쿠냐의 득점을 도운 세메두가 7.7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쿠냐가 7.5점으로 뒤를 이었다. 고메스와 도일이 각각 6.9점과 6.8점을 얻었으나 황희찬이 그 뒤를 이었다.

아스널 선수들 중에선 결승포를 터트리고 훌륭한 패스를 여러 차례 짤러넣은 외데고르가 8.6점을 얻었다. 울버햄프턴 선수들 포함해 이번 경기 최고 평점이었다. 첫 골 주인공 사카가 8.5점을 받았으며 사카의 골을 도운 도미야스도 8.2점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선 황희찬은 6.9점을 받았다. 쿠냐가 7.5점, 도일이 7.1점, 세메두가 7.0점이었고 황희찬이 그 뒤를 이었다.

아스널에선 외데고르가 9.1점으로 역시 최고 점수를 얻었다. 사카가 8.1점이었으며 소파스코어에서도 도미야스가 7.4점으로 아스널 선수들 중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울버햄프턴 에이스로 떠오른 황희찬은 최근 빅클럽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한 아스널이 해당팀이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최근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아스널도 그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여름부터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까지 놓아줄 생각이 없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황희찬과 울버햄튼의 기존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팀 내 핵심으로 도약했고, 울버햄튼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계약은 현재 8000만원 수준인 주급이 대폭 올라갈 것임을 의미한다.

아스널 이적설 전한 아스도 재계약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보긴 했다. 매체는 "울버햄프턴은 잠재적 영입 후보들 관심을 차단하기 위해 황희찬과 계약을 추진할 것이다. 이에 아스널 이적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라고 했다.

황희찬 같은 돌격형 공격수는 아스널에 없는 유형이라 매력이 있다. 다만 이날 원정 경기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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