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살인자’ 췌장암, 조기 진단 방법 없을까 [헬스]
췌장암은 ‘높은 사망률’로 알려진 암이다. 가장 최신 자료인 2020년 암 생존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평균 15.2%다. 전체 암 생존율(71.5%)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암을 발견하는 것이다. 난치성 암도 조기 진단이 이뤄지면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췌장암은 특성상 조기 발견이 극도로 어렵다. 췌장은 위 뒤쪽, 몸속 깊은 곳에 위치한 약 15㎝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다. 십이지장, 담관과 연결되고 비장과 인접했다. 이태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위암이나 대장암은 1~2기에 발견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지만, 췌장암은 장기 위치 때문에 대부분 3~4기에 발견된다”며 “일반 종합검진에서 하는 복부 내시경이나 초음파로는 확인이 어렵고, 특히 췌장 몸통과 꼬리 부분은 위장의 공기로 관찰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 혈액 검사로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췌장암 발병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 이상 췌장암 환자에게서 K-Ras(케이라스) 유전자 변형이 발견된다. 케이라스는 세포 성장과 성숙, 죽음을 조절하는 세포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성 유전자다. 가족력이 있을 경우 유전자 변형 발생률이 18배까지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췌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가 진단에 유용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이태윤 교수는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 예를 들어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 흡연자, 당뇨,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초음파, 복부 CT 같은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육류나 지방이 많은 식습관보다는 식이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금연과 함께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췌장암을 일찍 발견하기 위한 의료진의 연구도 주목된다. 일본 나고야대 의과대 연구팀은 최근 ‘기질 세포 유래 인자 4(SDF-4) 단백질’로 이 암종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미국과 일본, 중국 연구진과 함께 췌장암 조기 발견을 위한 연구 협업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 기업들도 뛰어들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파우프(PAUF)를 검출해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바이오마커를 개발 중이다. 파우프는 췌장암의 진행과 전이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6호 (2023.11.29~2023.12.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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