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왕실 마크 붙은 부티크 샴페인 [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1976년, 당시 젊은 건축가였던 폴 프랑수아 브랑켄(Paul-Francois Vranken)은 자신의 이름을 딴 샴페인 하우스를 프랑스 세잔 지역 중심부에 설립했다.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역사가 짧은 샴페인 하우스지만 개성 넘치고 부티크한 스타일 샴페인으로 국제적 인정을 받으며 샴페인계 혜성으로 떠올랐다.
폴 프랑수아가 여러 샴페인 하우스를 사들이며 브랑켄은 샴페인 그룹으로 거듭난다. 현재 브랑켄뿐 아니라 뽀므리, 하이직 모노폴 등 다양한 샴페인 하우스를 소유했다. 1985년 프랑스 에페르네(Epernay)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몽모르(Montmort) 지역 라 드모아젤(La Demoiselle) 부지에 지어진 ‘샤토 데 카스테뉴’를 구입한다. 오랜 역사가 서려 있는 와이너리로 ‘빌라 드모아젤(Villa Demoiselle)’ 공원 중심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빌라 드모아젤 후원자이자 샴페인의 영국 수출길을 튼 와인 사업의 대부 앙리 바스니에(Henry Vasnier)가 인근 랭스 대성당 전망을 위해 선택한 곳이다. 샤토 데 카스테뉴는 소유주가 사망한 후 메종 드 뽀므리(Maison de Pommery)를 대리인으로 지명했는데, 2004년 폴 프랑수아가 메종 드 뽀므리까지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빌라 드모아젤도 그의 소유가 됐다.
폴 프랑수아는 빌라 드모아젤로 브랑켄 샴페인 본사 이전을 위한 재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건물 내외부 전체를 개조하는 약 2년간 작업 끝에 빌라 드모아젤은 100년 전 건축했던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내부에 위치한 박물관에는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희귀한 빈티지 컬렉션 30만병을 전시했다. 가장 오랜된 빈티지는 1907년 샴페인이다.
브랑켄은 샴페인을 양조하는 세 가지 전통적인 포도 품종인 샤르도네, 피노 누아, 그리고 피노 뫼니에를 285헥타르 포도밭에서 재배한다. 그랑 크뤼(Grands Crus) 포도밭에서 자란 포도를 오직 손으로만 수확한다. 2020년부터 인공적인 화학 비료나 농약 등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포도 재배’로 전환, 현재는 285헥타르 중 175헥타르에서 유기농 포도를 생산한다. 2014년 ‘샴페인의 지속 가능한 농업’과 ‘친환경이 매우 높은 환경적 가치 샴페인’이라는 2개 인증서를 받았다. 1978년부터 함께한 샴페인 마스터인 도미니크 피카르트(Dominique Picart)가 만든 브랑켄 샴페인은 현대적이면서도 신선함이 가득한 샴페인으로 명성이 높다. 2018년 벨기에 왕실이 소수의 장인과 품질을 인정받은 회사에만 수여하는 공급인증서를 필리프 국왕으로부터 받기도 했다. 브랑켄 샴페인에서 만든 모든 샴페인에서 벨기에 왕실 공식 마크를 볼 수 있다.
‘드모아젤(Demoiselle)’ 샴페인은 빌라 드모아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샴페인이다. 샴페인에 사용한 퀴베(Cuvee)는 설탕이 첨가되지 않고 다른 기교가 없는 전통적인 블렌딩 방법을 통해 최고의 맛과 완벽한 균형감을 자랑한다. 포도 품종은 샤르도네 85%, 피노 뫼니에 15%를 블렌딩한 것으로 3년간의 숙성 기간을 거쳤다. 연한 황금색에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기포, 아로마는 흰꽃, 복숭아, 레몬, 자몽, 신선한 아몬드, 시트러스 향이 우아하게 올라오며, 마셔보면 입안 가득히 퍼지는 브리오슈와 꿀의 풍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황홀감을 던져준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식전주, 축하주, 캐비아, 훈제연어, 오드블 등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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