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 잡은 두산, '김재환 부활'이 더 중요하다

양형석 2023. 12. 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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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올해 10홈런46타점으로 최악의 부진, 부활 위해 강정호와 개인훈련

[양형석 기자]

두산이 최근 3년 동안 69홈런236타점을 기록한 우타거포를 잔류시켰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지난 11월 30일 계약기간 4+2년, 총액 78억 원의 조건에 양석환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양석환은 최소 2027년, 최대 2029년까지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양석환은 계약 후 "트레이드로 두산에 합류하면서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FA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중심타자로서, 좋은 선배로서 두산만의 문화를 이어가는데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양석환이 두산 유니폼을 입은 후 최근 3년 동안 두산에서 양석환보다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두산 입장에서 양석환이 반드시 필요한 타자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두산이 잠실에서 20홈런을 칠 수 있는 FA 양석환과 여전히 건재한 양의지 만으로는 강한 중심타선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진 김재환의 부활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3년 간 69홈런236타점 기록한 양석환과 78억 계약

두산은 2020년 2007~2012년의 SK 와이번스, 2010~2015년의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에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시즌이 끝난 후 무려 주력 선수 7명이 FA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허경민과 정수빈, 김재호, 유희관을 잔류시켰지만 오재일(삼성)과 이용찬(NC 다이노스), 최주환(키움 히어로즈)의 이적은 미처 막지 못했다.

무엇보다 지난 5년 동안 팀의 중심타자 겸 주전 1루수로 활약했던 오재일의 이탈은 두산에게 매우 뼈 아프게 다가왔다. 결국 두산은 2021년 3월 2008년 이후 10년 넘게 거래를 하지 않았던 '잠실 라이벌' LG트윈스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함덕주와 우완 유망주 채지선을 내주고 우타거포 양석환과 좌완 유망주 남호를 받아왔다. 군 전역 후 LG에서 확실한 자신의 자리가 없었던 양석환에게도 나쁘지 않은 이적이었다.

물론 함덕주가 올 시즌 4승4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1.62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신분조회요청까지 받았지만 두산에게도 양석환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2021년 28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던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3년 동안 69홈런 236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양석환 덕분에 두산은 오재일 이적 후 자칫 길어질 수 있었던 1루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FA를 앞둔 올 시즌 양석환의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LG시절이던 2018년에 이어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로 시즌 140경기를 소화한 양석환은 타율 .281 21홈런89타점73득점으로 두산의 중심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타율과 안타, 득점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비록 시즌 전에 목표로 삼았던 30홈런100타점엔 미치지 못했지만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리그 5위에 올랐을 정도로 리그 정상급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두산은 올 시즌 '양-양 콤비' 양의지와 양석환이 281안타38홈런157타점을 합작했고 생애 첫 도루왕(39개)에 오른 정수빈을 보유하고도 팀 득점 8위(620점)와 팀 타점 최하위(565개)에 머물렀다. 양의지와 양석환이 있음에도 두산의 중심타선이 상대에게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작년 132경기에서 타율 .220 10홈런46타점으로 주전 도약 8년 만에 최악의 시즌을 보낸 김재환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FA계약 후 부진에 빠진 거포, 반등 절실

2015 시즌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타격기계' 김현수(LG)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두산은 공격력 약화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2015년 팀 홈런 6위(140개), 팀 득점 4위(807점)였던 두산은 김현수가 없는 2016년 팀 홈런(183개)과 팀 타점(877개),팀 득점(935점)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김재환이라는 새로운 거포의 등장 덕분이었다.

2016년 주전 도약 첫 시즌부터 37홈런124타점107득점을 기록한 김재환은 2018년까지 3년 동안 521안타116홈런372타점321득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리그를 '폭격'했다. 공인구의 반발력을 줄인 2019년에는 15홈런91타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0년 30홈런113타점, 2021년27홈런102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그 시절 김재환은 두산이 그와의 FA계약을 위해 4년 총액115억 원을 투자한 것이 아깝지 않을 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다.

하지만 김재환은 FA계약 후 작년 시즌 타율 .248 23홈런72타점으로 부진하면서 두산의 9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설적인 좌타거포 출신 이승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김재환 역시 반등에 성공할 거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132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20 89안타10홈런46타점40득점의 성적으로 2016년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김재환은 시즌이 끝난 후 이천에서 진행된 두산의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정규리그 1군에서 130경기 이상 소화한 주전선수, 그것도 김재환처럼 고액연봉을 받는 베테랑 선수가 유망주들이 주축이 된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은 마무리 훈련부터 많은 훈련량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면서 내년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마무리 훈련을 끝낸 김재환은 지난 11월 25일 미국 LA로 출국해 강정호가 운영하는 야구아카데미에서 개인훈련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4년 경력의 강정호는 올해 슬럼프에 빠졌던 손아섭(NC)을 타격왕으로 부활시키며 야구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많은 훈련량에 '강정호 효과'를 더해 내년 시즌 반등을 노리는 김재환의 부활 여부는 두산 타선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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