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져야 열매 맺습니다”…은퇴로 새 닻 올린 교회

이현성 2023. 12. 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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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문을 연 교회는 재수생 2명이 전교인이었다.

35년간 서울 오륜교회(주경훈 목사)를 담임한 김은호(65) 목사가 1일 조기 은퇴했다.

오 목사는 "오늘 본문은 '은혜 위에 은혜'를 설명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오륜교회에 은혜를 주신 주님께서 2기 사역을 시작하시는 (김은호) 원로목사님께 앞으로도 은혜를 주시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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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륜교회 원로·담임목사 각각 추대 취임
김은호 원로목사 조기 은퇴
2기 사역 시작, 다음세대 일으킨다
김은호(맨 오른쪽) 오륜교회 원로목사가 1일 서울 강동구 교회 본당에서 주경훈(가운데) 오륜교회 담임목사에게 취임패를 전하고 있다.

1989년 문을 연 교회는 재수생 2명이 전교인이었다. 예배는 서울 강동구 길동 상가 2층에서 드렸다. 개척 6년 만에 부흥의 파도를 탄 교회는 성장을 반복하면서 1만8000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가 됐다. 교회의 관심사는 연합과 다음세대였다. 비전은 초교파기도회와 대안학교를 통해 구현됐다.

35년간 서울 오륜교회(주경훈 목사)를 담임한 김은호(65) 목사가 1일 조기 은퇴했다. 새 담임 주경훈 목사와 교인들은 이날 서울 강동구 본당에서 ‘원로목사 추대 및 담임목사 취임 감사 예배’를 열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오정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이 오륜교회 '원로목사 추대 및 담임목사 취임 감사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오정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은 감사 예배에서 ‘은혜와 진리의 사역자’(요 1:14~18)를 주제로 설교했다. 오 목사는 “오늘 본문은 ‘은혜 위에 은혜’를 설명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오륜교회에 은혜를 주신 주님께서 2기 사역을 시작하시는 (김은호) 원로목사님께 앞으로도 은혜를 주시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회자의 사역 원천은 신학 이론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라며 “원로목사님께서 실천하셨듯 주경훈 목사님도 주님만 바라보며 새로운 부흥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진 원로목사 추대식에선 교계·정계 지도자들이 축사를 전했다. 지난 4월 조기 은퇴한 유기성(선한목자교회 원로) 목사는 “축사를 하려니까 은퇴의 상처가 또 느껴진다”면서도 “꽃은 지고 나서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담임목사보다 화려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키실 2기 사역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또 “한 교회를 섬길 때보다 한국교회 전체를 섬길 때 차원이 다른 아픔을 겪는다”면서도 “그만큼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이 있다”고 축복했다.

“왜 저를 불러주셨을까 고민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원로목사님께서 인생 선배지만, 임기 남겨두고 사퇴한 건 제가 선배거든요. 2기 사역도 하고 있고요.”(웃음)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험담을 해주십사 축사를 맡겨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2기 사역을 앞두고 계신 원로목사님께서 다짐하신 대로 광야에 길을, 사막엔 강물을 내시길 바란다”며 “더 큰 부흥을 이루시길 축복한다”고 전했다.

오륜교회 교인들이 은퇴하는 김은호 원로목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교회는 추대·감사패를 비롯해 전교인의 사진을 조합한 모자이크 액자를 김 원로목사에게 전달했다. 김 원로목사는 지난 35년 목회를 회상하면서 정송이 사모와 교인들에게 인사했다.

주경훈 목사는 “원로목사님께서 강단 위아래에서 보여주신 모든 삶은 제 삶의 이정표가 됐다”며 “원로목사님의 목회 DNA를 계승 및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직 주님의 옷자락만 잡겠다. 곁눈질하지 않고 교회를 섬기겠다. 전심으로 성도들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오륜교회 교인들이 주경훈 목사를 담임목사로 받겠다고 서약하고 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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