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클럽]새 합참의장에게 바란다

양낙규 입력 2023. 12. 1. 16:36 수정 2023. 12.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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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김승겸 당시 합참의장은 육군 제5군단 사령부와 방공진지를 찾았다.

지난 2006년 말 '국방개혁법' 제정 및 2007년 말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통해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제도가 도입된 이래 관례적으로 합참의장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개인적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제 임명된 합참의장의 임무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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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번째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 강행
주식거래 의혹·北 도발 골프 비판 마땅
우여곡절 끝에 취임한 만큼 국가안보 매진

지난해 12월 김승겸 당시 합참의장은 육군 제5군단 사령부와 방공진지를 찾았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 침투한 직후였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적 무인기 도발 시 철저한 대비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10일 만에 무인기는 다시 넘어왔고 우리 군은 무인기 격추에 실패했다. 군은 전투기 등을 동원해 100여 발이 넘는 실탄을 쏟아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격추에 실패한 합참은 급히 훈련을 진행했다. 합참은 5년 만에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한다며 핵심 부대가 참가해 적 소형무인기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고 대대적인 홍보까지 곁들였다. 자료만 놓고 보면 완벽한 훈련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빠졌다. 실사격을 하지 않았다. 합참은 실사격 직전까지만 훈련했다고 해명했다. 군이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비판받는 이유는 100발이 넘는 실탄 사격에도 불구하고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탓이다.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 식 훈련’이었던 셈이다. 하반기 군 인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김 전 합참의장에 대한 교체설이 거론됐다.

이 때문에 차기 합참의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컸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를 지명했을 당시 군 내부에서도 환영의 분위기가 뚜렸했다. 그는 해군사관학교(43기) 수석 졸업한 엘리트 군인으로, 2012년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체를 최초로 탐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일 골프, 자녀 학교 폭력 은폐 등이 줄줄이 터졌다. 모두 국민적 정서에 맞지 않는 민감한 내용이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합참의장 지명 철회를 주장했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나서 임명을 촉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윤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 그는 인사청문보고서 없는 20번째 장관급 인사가 됐다. 합참의장은 군 서열 1위로, 군의 최고지휘관이자 얼굴인데 김승겸 전 합참의장에 이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치욕스러운 임기를 시작했다.

가장 큰 잘못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9·19 남북군사합의가 전면 폐기될 운명에 직면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이른만큼 꼼꼼한 인사 검증이 이뤄졌어야 했다. 국회도 만찬가지다. 임명된 김 의장의 골프와 주식거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업무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여년 전 자녀 학교폭력문제로 자질을 논하기에는 정치적인 억지가 있어 보인다. 지난 2006년 말 ‘국방개혁법’ 제정 및 2007년 말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통해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제도가 도입된 이래 관례적으로 합참의장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개인적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군 서열 1위라는 점에서 지휘관의 영(令)을 세워주고 우리 군의 사기를 위한 배려였다. 김승겸 전 의장도 여야 간 국회 원(院) 구성 협상 지연 등의 여파로 청문회를 하지 않아 절차적 문제에만 논란이 됐을 뿐 개인에 대해선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제 임명된 합참의장의 임무는 하나다.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지휘력을 보여줘서도 안 되고 내부의 정치적 논란에 흔들려서도 안 된다. 오로지 국가안보만 생각해야 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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