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디즈니·펠츠 '경영권 분쟁'...주총서 표대결

조유진 2023. 12. 1. 09: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월가 행동주의 헤지펀드 트라이언 펀드가 경영난에 이어지는 월트디즈니를 상대로 '주총대결'을 선언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넬슨 펠츠 트라이언 펀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디즈니 주가는 현 경영진의 재임기간 동안 동종업체 대비 부진이 이어졌다"며 디즈니를 상대로 '위임장 경쟁'(Proxy Fight)을 벌인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가 행동주의 투자자 펠츠 '위임장 경쟁' 선언

월가 행동주의 헤지펀드 트라이언 펀드가 경영난에 이어지는 월트디즈니를 상대로 '주총대결'을 선언했다. 핵심 사업의 만성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주가 하락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디즈니가 월가 기업 사냥꾼과의 경영권 다툼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넬슨 펠츠 트라이언 펀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디즈니 주가는 현 경영진의 재임기간 동안 동종업체 대비 부진이 이어졌다"며 디즈니를 상대로 '위임장 경쟁'(Proxy Fight)을 벌인다고 밝혔다. 펠츠 CEO는 밥 아이거 디즈니 CEO와 이사회 측과 대화를 나눴지만, 요구했던 이사진 참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펠츠의 선전포고는 디즈니가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와 제러미 대러크 전 스카이 CEO 등 2명의 신규 이사진을 임명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펠츠는 추가 이사진 영입이 "현 상황에서 진전된 것"이지만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펠츠는 디즈니 이사회에서 2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임장 경쟁은 다수의 주주로부터 위임장을 확보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략으로, 기존 경영진에 대항해 경영권을 뺏는 수단으로 쓰인다. 디즈니의 경영권 다툼은 차기 주총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디즈니의 다음 주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펠츠와 디즈니의 싸움은 올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펠츠는 디즈니가 2019년 ‘20세기 폭스’ 인수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해 재무구조를 악화시켰고, 차세대 사업으로 내세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에서 고전하는 등 원칙 없는 경영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사회 자리와 비용 절감을 요구했다.

디즈니는 펠츠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2월 고강도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펠츠는 이사회 자리 요구를 철회했다. 그러나 핵심 사업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재무성과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넬슨은 지분율을 확대하며 재차 경영진 압박에 나섰다.

이사회 입성을 노리는 펠츠는 일찍이 디즈니 지분 0.5%(9억달러 상당)를 사들였고 최근 지분율을 1.8%(3400만주, 11월 기준)까지 늘렸다. WSJ은 이 지분의 대부분을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이 넘긴 것이라고 전했다. 펄머터 회장은 마블을 키워낸 장본인으로 2009년 마블을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에 디즈니에 매각하면서 이 회사의 최대 개인주주가 됐으나, 아이거 CEO와 여러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다 지난 3월 해임된 바 있다.

‘미키 마우스’ 캐릭터 하나로 시작해 애니메이션·영화·음악·방송 등을 아우르는 전통 미디어 거물로 성장한 디즈니는 OTT 산업이 부상하는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도 승기를 잡지 못하고 고전하며 실적과 재무 악화, 주가 하락 등이 수년째 이어졌다. 디즈니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92.69달러로, 지난 2021년 3월(197.16달러)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 난 상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