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통보 받고도 승격 도전…설기현과 경남의 '기묘한 동행'
김명석 2023. 12. 1. 07:03
경남FC와 설기현(44) 감독의 동행이 적어도 한 경기 더 이어지게 됐다. 경남이 K리그2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하면서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 설기현 감독은 승격 여부와 관계없이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미래의 운명을 통보받은 감독, 새 감독을 찾고 있는 구단이 정작 승격을 향한 여정을 함께 이어가는 기묘한 동행이다.
경남은 지난달 2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2 준PO에서 부천FC와 0-0으로 비겼다. K리그2 PO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정규리그 순위가 더 높은 경남이 PO 진출권을 따냈다. 두 팀은 앞서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승점 57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경남이 4위, 부천은 5위로 준PO 대결을 펼쳤다. 비겨도 PO에 오를 수 있었던 경남은 경기 내내 이어진 부천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년 연속 PO에 진출했다.
K리그2 PO에 오른 경남은 오는 2일 오후 4시 30분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리는 K리그2 PO에서 김포FC와 격돌한다. K리그2 PO 역시 연장전 없이 정규시간으로만 승부를 가린다. 만약 무승부가 나오면 이번엔 반대로 정규리그 순위가 더 높은 김포(3위)가 승강 PO에 진출한다. 지난 시즌 K리그2 PO에서도 경남은 FC안양과 득점 없이 비겨 탈락했다. 당시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골이 필요하다. K리그2 PO 승리팀은 승강 PO에서 K리그1 10위와 홈&원정 방식으로 겨룬다.
K리그2 PO 무대로 향하면서 설기현 감독과 경남의 동행도 최소 한 경기 더 늘었다. 승강 PO에 진출하면 두 경기 더 치를 수 있다. 다만 경남은 승격을 하더라도 설기현 감독을 팀을 떠날 예정이다. 이미 구단으로부터 승격 여부와 관계없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계약이 올해 끝나긴 하지만, 구단은 승격 경쟁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설 감독에게 통보를 해버린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의 승격 염원을 이루기 위해 모든 걸 집중해야 할 시기. 설 감독의 향후 거취에 대한 수뇌부의 ‘이른’ 통보는 설 감독은 물론 선수단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차기 감독 후보들의 이름까지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설 감독이 경남을 이끌고 승격 전쟁에 나서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이 K리그1 승격에 또 실패하면, 섣부른 통보로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든 구단 수뇌부 역시 책임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승격에 성공하더라도 5년 만에 승격을 이끈 감독을 내친 구단이라는 황당한 전례를 남기게 된다. 새로운 사령탑의 선임 절차나 배경 등에 대해 무성한 뒷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4년 간 팀을 이끈 감독을 제대로 예우하지 않은 후폭풍은 고스란히 경남 구단에 몰아칠 수밖에 없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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