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에 조전…“키신저는 중국인의 라오펑유”
‘현대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타계 소식에 전 세계의 추모가 쏟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키신저 전 장관의 별세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유가족에게 위문을 담은 조전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키신저 박사는 중국 국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였으며 중·미 관계의 개척자이자 건설자”였다며 시 주석의 조전 전달 소식을 전했다. 왕 대변인은 “그는 오랜 기간 중·미 관계 발전에 관심과 지지를 표했으며, 100여 차례 중국을 찾아 중·미 관계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역사적 공헌을 했다”며 “중국 국민은 키신저 박사가 중·미 관계에 쏟은 진지한 감정과 중요한 공헌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조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외교 문제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뚜렷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장관으로 있는 동안 그가 보내준 은혜로운 조언과 도움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비범한 삶에서 얻은 지혜를 끝없이 베풀었다”고 회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키신저를 두고 “미국 내 외교정책에서 비할 데 없는 권력을 휘두른 학자, 정치가, 유명 외교관”이라며 “전략적 이익을 인권보다 우선시하는 냉혈한 실용주의자라는 비난도 받았다”고 짚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73년 캄보디아 폭격을 주도한 의혹으로 전범 취급을 받은 적 있고 70~80년대 남미 반체제 인사를 탄압한 미국 ‘콘도르 작전’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키신저는 역사의 거인이었다”며 “세기의 사상과 외교 활동은 그의 시대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베이징=김형구·신경진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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