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사회학자, 두 여성의 예민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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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노벨문학상을 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83)의 대담집이다.
사회학자인 로즈마리 라그라브와 2021년·2022년 두 차례 나눈 대화를 수록했다.
라그라브는 "'스스로를 가누다' 이전에는 한번도 '나'를 쓰지 못했어요"라며 "'나'를 사용하면 보편적 가치를 갖지 못하는 특수한 경우를 소개하는 데 그치게 될까 봐 두려웠어요"라고 고백한다.
예순 두 살에 유방암 판정을 받은 후 에르노는 "늙을 수 있다는 건 기회"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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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로즈마리 라그라브 지음, 윤진 옮김
마음산책, 176쪽, 1만6800원

2022년 노벨문학상을 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83)의 대담집이다. 사회학자인 로즈마리 라그라브와 2021년·2022년 두 차례 나눈 대화를 수록했다.
둘은 비슷한 나이의 여성이자 지식인, 노인이면서 페미니스트, 계급 탈주자, 글쓰기라는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 자신의 사적 경험을 페미니즘과 계급의 관점에서 성찰하며 ‘나’로 시작하는 글쓰기 장르를 문학과 사회학에서 각각 개척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둘의 대화는 사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글쓰기와 현실 참여, 출신 계급과 획득한 계급 사이에서 생겨나는 여러 예민한 질문들을 다룬다. 라그라브는 “‘스스로를 가누다’ 이전에는 한번도 ‘나’를 쓰지 못했어요”라며 “‘나’를 사용하면 보편적 가치를 갖지 못하는 특수한 경우를 소개하는 데 그치게 될까 봐 두려웠어요”라고 고백한다. 에르노는 달랐다. “난 내밀한 것을 글로 쓰면서 두려움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글을 쓰는 동안 나 자신을 나와 분리된 존재, 다른 사람으로 느끼거든요.”
계급 상승을 이룬 지식인으로서 출신 계급에 대한 윤리를 논하는 대화도 인상적이다. 에르노는 “난 젊을 때부터 ‘나의 종족의 복수를 위해 글을 쓰겠다!’는 바람을 지녔고, 그래서 내가 쓰는 책들의 내용과 형식이 그 목적으로부터 멀어지 않게끔 해야 했어요”라며 “글을 씀으로써 속죄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라고 얘기했다. 라그라브 역시 글쓰기와 출판이 계급적 성찰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대화는 노년이라는 주제로도 이어진다. 예순 두 살에 유방암 판정을 받은 후 에르노는 “늙을 수 있다는 건 기회”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노년은 누구나 누리는 게 아니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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