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동관 탄핵 본회의 개의에 김진표 의장에 강력 항의

본회의 개의전 연좌농성 후 규탄대회
밤샘 연좌농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30일 본회의 개의 등에 항의해 국회의장실 앞에서 규탄 농성을 벌이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처리 방침에 반발하며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지 말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1일 본회의 개의를 막기 위해 밤샘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참석한 의원 전원이 의장실 앞으로 이동해 항의 농성을 벌였다. 초·재선 의원들이 의장실 앞 복도에 앉아 ‘편파적인 국회운영 국회의장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의장실 안으로 들어가 김 의장에게 직접 항의했다. 국민의힘은 항의에도 불구하고 본회의가 열려 이 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자, 본회의 후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 연좌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일정이 예고됨에 따라 오전부터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 윤 원내대표는 비공개 긴급 중진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연석회의 후 윤 원내대표는 "대다수 중진 의원들이 헌정사에 유례없는 이런 폭거를 좌시할 수 없고 국민과 함께 의회 폭거를 막아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대응과 관련해 의원총회 등을 열어 본회의 개의 전 의장실 항의 방문과 연좌농성, 이후 로텐데홀에서 항의 규탄대회, 밤샘 연좌 농성 등의 일정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의장실 점거 농성 등의 아이디어도 논의했지만, 규탄대회 등으로 대응 수위를 낮췄다. 앞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실 점거 가능성과 관련해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윤 원내대표는 이런 반응에 반발하며 "국회법을 지키라"고 꼬집었다.

이번 본회의와 관련해 여야는 종일 입씨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날과 12월1일 예정된 본회의가 예산안 합의 시 처리를 위해 마련된 예비 일정이기 때문에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탄핵안 처리만을 위해 열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애초에 예산안 합의를 전제로 한 본회의는 없다며 이번 일정이 여야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운영을 편파적으로 한다는 중진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며 "그래서 내일 본회의를 개최해 탄핵안 의결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취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의장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농성에 참석한 의원들은 "윤재옥 대표님 힘내세요" "김진표 의장님 너무하시다. 국회의원 더 하실 것도 아닌데 왜 이러시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이 본회의장 이동을 위해 의장실 밖으로 나서자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