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석 전원 교체 2기 출범… '정책 강화' 등 쇄신 초점(종합)

배경환 2023. 11. 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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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5수석 교체… 정책 집중해 엑스포 위기 돌파
경제수석 박춘섭·사회수석 장상윤
정무 한오섭·시민사회 황상무·홍보 이도운
정책실장 신설… 이관섭 "물가 안정 이뤄낼 것"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을 전원 교체했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을 모두 바꾼 대통령실 2기 출범으로, 정책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업무 연관성이 높은 새 인물을 등용한 게 특징이다.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참패 후 확산하는 비판 여론을 돌파하고 정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틀 연속 공식 일정을 조정하며 정국 구상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임 정무수석에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홍보수석에 이도운 대변인을 승진 임명하고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KBS 앵커, 경제수석에는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각각 기용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통령실 인사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4일부터 임기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신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6명을 임명했다. 상단 왼쪽부터 이관섭 정책실장·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장상윤 사회수석(하단 왼쪽)·한오섭 정무수석·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사진출처=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신설하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승진 임명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 신임 정책실장 인선에 대해 "이 실장은 탁월한 정책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 굵직한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 왔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이 높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 신임 실장은 "1년 3개월 되돌아보면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했고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며 "앞으로 120대 국정과제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내각과 당의 정책 조율 잘 이뤄지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각종 경제지표 회복세다. 그럼에도 민생 어렵다"며 "당장 물가안정 최우선 과제로 두고 모든 가용 정책 총동원해서 물가 안정 이뤄내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캠프에서 기획 및 메시지 관리 업무를 맡은 뒤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상황실장을 맡아 국정 전반을 관리했던 한오섭 신임 정무수석은 국회와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맡게 됐다. 한 신임 수석은 지난 이태원 참사 당시 윤 대통령에게 신속하게 관련 상황을 보고하는 등 정무적 판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신임 수석은 "엄중한 시기에 쉽지 않은 역할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당과 대통령실, 국회와 대통령실 간의 소통에 소홀함 없도록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춘섭 신임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예산·경제통으로 불린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조달청장을 역임했던 박 신임 수석은 지난 2022년 6월에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맡은 뒤 올해 4월부터는 한국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금통위원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박 신임 수석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실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 느낀다"며 "앞으로 국민들의 삶이 조금 더 좋아지고 민생 문제 해결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임 시민사회수석에 임명된 황상무 전 KBS 앵커는 2021년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 대통령의 토론 등을 총괄했다. 황 신임 수석은 "앞으로 더욱 낮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서 말씀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신임 사회수석에 임명됐다. 국무조정실에서 기획총괄과장, 사회규제관리관, 사회복지정책관, 기획총괄정책관, 사회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뒤 윤 정부 초대 교육부 차관 역할을 맡아왔다. 장 신임 수석은 장기간 장관 부재로 어수선했던 초기 교육부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신임 수석은 "어려운 시기 어깨가 무겁다"며 "사회현안 하나하나가 갈등이 누적돼 있고 이해관계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제들인 만큼 현장 중심으로 소통하고 적극 설명하면서 국민들의 마음 얻는 정책을 통해서 풀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9개월 만에 홍보수석으로 승진했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준비할 당시 서울신문을 퇴사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지만 반 전 총장 불출마로 다시 문화일보에서 논설위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올해 1월 문화일보에서 퇴사한 뒤 같은 해 2월부터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신임 수석은 "브리핑에서 많은 질문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은 질문은 있었어도 거짓말 하거나 미스 리딩한 적은 없었다 자부한다"며 "더 넓게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 설치되는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인선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과학기술수석실은 구성하기로 했지만, 인선에 시간이 걸린다"며 "그럼에도 가급적 연내, 연초에는 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정책실장직 신설을 공식화했다. 내각 및 당과의 협의·조정 기능을 강화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경제 정책을 밀도 있게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무엇보다 총선을 앞두고 민생을 위해 정책 분야에 더 집중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로써 대통령실은 현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의 2실장 체제에서 3실장 체제로 새로 꾸려진다. 기존 국정기획수석실은 사라지고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이 정책실장 산하로 이동해 정책 분야에 집중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정무와 정책 분야를 모두 관리하는 김 비서실장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산하에 있는 정무수석, 시민사회수석, 홍보수석 업무 등 정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정책실장도 정책만 살피면 된다. 대통령실 내 엑스포 유치 업무를 전담했던 미래전략기획관실은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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