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에게 "애기야"라 부르며 입던 속옷 보낸 변호사

랜덤채팅 만난 미성년자 성적 학대 혐의
1심 뒤집히고 2심 징역 10개월 집유 2년
2심 확정되면 4년 간 변호사 자격 정지

자신이 입던 속옷을 택배로 보내는 등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적 학대를 한 변호사가 2심에서 1심보다 더욱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2부(한성진·남선미·이재은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변호사 A씨에게 1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자신이 입던 속옷을 택배로 보내는 등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적 학대를 한 변호사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더불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초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등학교에 대학 중인 피해자를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피해자를 '애기'라고 부르고 자신을 '교수님'이라 부를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순에 “교수님이 쓰시던 물건과 우리 애기 운동할 때 입으면 예쁜 반소매 티셔츠를 함께 보내니까 잘 느끼고 잘 입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자신이 입던 속옷과 사용하던 베개를 택배로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고 징역 1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고 항소했다. A씨 측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사건의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 범행으로 인해 아동인 피해자에게 부정적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1심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다만 A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를 상대로 300만원을 형사 공탁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A씨는 변호사법 제5조에 따라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후 2년이 추가로 지날 때까지 변호가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