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김성용 감독 “포로 이야기, 시대의 엄혹함 담고 싶었다”

임세정 2023. 11. 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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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주기 위해선 주인공들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시대의 엄혹함을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 미술, 의상, 영상 등 모든 요소를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연인'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이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인근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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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에 끌려간 소현세자의 삶과 성장도 비중 있게 다뤄
“남궁민 연기 존경…훌륭한 배우, 연출자로서 큰 행운”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성용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현실감을 전달하기 위해 미술, 의상 등을 통한 고증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MBC 제공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주기 위해선 주인공들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시대의 엄혹함을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 미술, 의상, 영상 등 모든 요소를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연인’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이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인근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인’ 촬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종영 당일까지 1년 가까이 이뤄졌다. 김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면서도 “지나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좋아해줘서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전작 촬영 중 드라마 연출을 제안받은 김 감독은 덮어놓고 참여를 결정했다. 대본을 쓴 황진영 작가의 글을 평소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간 다른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을 조명해보자는 데 작가와 감독의 뜻이 통했다.

김 감독은 “병자호란을 다룬다고 하면 보통은 남한산성 시기를 떠올리고, 대중은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미 그 내용을 접해왔다. 황 작가도 나도 ‘전에 없던 내용과 화면을 찾는다면 그건 포로 이야기일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소현세자가 청나라에서 돌아온 이후 이야기는 그간 많이 다뤄졌지만 심양에 끌려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 주변의 포로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가 야심차게 하고 싶어했다”고 돌이켰다.

당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선 고증에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연인’은 국내 드라마 중에선 보기 드물게 만주어 대사의 분량이 많았고 한복 못지않게 다채로운 청나라 복식이 등장했다.

드라마 '연인'을 촬영 중인 김성용 감독. MBC 제공

김 감독은 “퓨전사극이나 판타지물에서 봤음직한 미술로는 시청자들을 설득하고 현실감을 반영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진짜를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의상감독, 미술감독 등과 의기투합했고 여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주연을 맡은 남궁민과 안은진의 집중력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청자들이 몰입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연달아 두 작품을 함께 한 남궁민에 대해선 “훌륭한 배우를 만나는 것만큼 연출자에게 큰 행운은 없다”는 말로 칭찬을 대신했다.

드라마 '연인'에서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가는 길채(안은진, 왼쪽 두 번째)와 몸종 종종이(박정연)의 모습. MBC 제공

김 감독은 “워낙 집요하고 흡입력 있기로 유명하지만 멜로도 잘 한다는 걸 이번에 입증했다. 남궁민은 존경스러운 배우”라면서 “액션도 본인이 직접 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아이디어가 많아 장면들을 함께 설계하고 편집했다. 칼 쓰는 액션에 처음 도전했는데 집에서도 차에서도 손에서 칼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극중 캐릭터인 장현이 부채를 항상 들고 다니기에 평소에도 지니고 다니며 손에 익히느라 이틀에 한 번 꼴로 찢어 먹었다. 부채 만드는 장인들이 정말 애를 먹었다”며 웃었다.

소현세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로들을 데려오다 인조에게 역적으로 몰린 장현(남궁민). MBC 제공

김 감독의 전작 ‘검은태양’은 2021년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남궁민)을 비롯해 4관왕을 차지했다. ‘연인’도 올 연말 시상식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작품의 인기를 체감하느냐고 묻자 “무엇보다 딸들이 정말 좋아한다”며 웃었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김 감독의 차기작에 쏠리고 있다. 그는 “연출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제안이 오면 재고 따지지 않고 할 의향이 있다”면서 “쓰임이 있다는 데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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